외한카드 주가 조작 소송
최종 판결에 1년 소요 예상
법원·당국 협조 없인 어려워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1일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 시한을 연장했지만 외환은행 인수 마무리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또 “밖에서 도와주셔야 (외환은행 인수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혼자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어려운 작업임을 여러차례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의 인수승인 등 빠른 판단을 기대한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위기는 하나금융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갈 것 같지 않다. 오는 11월 말까지로 매매계약 시한을 연장함으로써 시간을 좀 벌었지만 이 때까지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먼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제 때 나올 지 의문이다. 오는 21일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는 주가조작 소송건에서 외환은행과 론스타측 변호인은 리처드 웨커 전 외환은행장을 비롯해 2명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고, 변론도 요청했다. 론스타는 지난 1차 공판에서 밝힌 대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법정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이 건에 대한 최종 판결이 도출되는데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법원의 결정이 늦어질수록 금융당국의 판단도 지연된다. 이미 금융당국은 법원의 판단을 참고삼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여론의 향배도 하나금융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외환은행 노조와 금융노조는 ‘굴욕적 협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11월 말까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완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 김 회장은 “계약 연장기한인 오는 11월까지는 당국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도 “계약이 만료 된다면 다시 계약 연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