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13일 복수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삼성에 첫 복수노조가 생기게 됐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무노조 경영’ 근간의 틀이 틀어질까봐 노심초사했던 삼성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성은 복수노조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일부 직원을 행정기관에 보내 ‘복수노조 1호’ 신고서가 어디서 접수되는 지 체크할 만큼 긴박한 물밑 움직임을 보여왔다. 결국 보름 만에 복수노조 ‘1번 타자’는 에버랜드에서 나왔다.
하지만 삼성에서 크게 당황하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예상했다는 듯, 오히려 일각에선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왜 그럴까.
일단 삼성이 가장 경계한 시나리오는 어느 계열사가 되든 최소한 100명 이상의 직원이 뭉쳐 복수노조 설립 선언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4명의 노조가 만들어져 파급력 면에서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첫 복수노조의 상징성이 떨어지다 보니 동조하는 직원도 적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 관계자는 “어차피 어디서든 복수노조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노총 등이 ‘삼성에 깃발을 꽂겠다’던 실체가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에버랜드 외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는 나오겠지만 크게 세력화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복수노조 첫번째 타자가 오히려 향후 파급력에 ‘스펀지(충격 흡수)’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물론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삼성 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꾸준히 세력화를 추진하는 노총과 사내 노조 추진 세력 등이 메가톤급 돌출변수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삼성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핵심인 에버랜드에서 노조의 첫 깃발을 올려졌다는 점도 간단한 사안은 아니라는 경계음도 나온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노동 당국의 설립 인가가 최종 확정되면 이후 (교섭 요구 등에는)법으로 보장된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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