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기름값 고공행진…한층 치열해진 ‘남탓 전쟁’
뉴스종합| 2011-07-18 10:23
분명히 기름값 도둑은 있다. 하지만 모두 아니라고 발뺌하기 바쁘다. 국내 석유제품이 올라가면 갈수록 정유사, 주유소, 정부 간 ‘남탓 전쟁’만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오피넷)’에서 집계한 17일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937.18원이었다. 지난 7일 1919.33원을 기록한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름값이 올랐다. 정유사 공급가 100원 인하 조치가 종료된 이달 6일 이후 나타난 변화다. 자동차용 경유, 고급 휘발유 등 유종을 가리지 않고 같은 추세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가에 반영되는 2~3주 시차를 감안한도 해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지난 6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0달러 선에서 1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석유가 책정 기준이 되는 휘발유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 역시 이 기간 1배럴에 120달러 선에서 115달러 안팎을 오갔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지금과 비슷한 가격을 보였던 때는 지난 2008년 6~7월께. 당시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30~140달러에 달했다. 환율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 새 올라간 유통비용 등을 따져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지식경제부는 물론 기획재정부까지 정유사, 석유 유통업계, 주유소에 대한 공세 강도를 높였다. 지난 15일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현재시점에서 과연 기름값을 올릴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극히 의심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유소는 정유사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오피넷에 일주일마다 공개되는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가 실제 가격보다 낮게 공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유업계는 소매가격은 주유소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가격 이상 급등의 책임을 주유소에 돌렸다. 또 정유사 측은 정부가 석유제품 소매가의 절반 이상을 세금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업계 탓만 한다며 불만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유가가 더 올라야 세금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며 선을 분명히 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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