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끊고 매일 1000여개 슈팅 연습…분데스리가 프리시즌 7경기 17골 ‘함부르크 희망의 얼굴’로
지난해 손흥민 신드롬은 ‘리얼(real)’이었다. 분데스리가 프리시즌부터 자신의 우상인 팀 동료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나란히 팀내 최다 골을 폭발시켰다. 개막 후 2경기 만에 터뜨린 데뷔골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다.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를 농락하며 뽑아낸 절묘한 득점에 국내외 언론과 축구계가 들썩였다. 대어가 나타났다고. 시즌 초반 3골을 몰아넣으며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고의 신인에 선정됐다. ‘포스트 박지성’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화려했던 ‘신데렐라 스토리’는 올해 초 아시안컵 이후 깊은 슬럼프로 거품처럼 잦아들었다.
‘무서운 10대’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고,부활했다. 손흥민은 2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의 리가토탈컵 1차전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넣으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야신의 환생’이라 불리는 상대 GK 마누엘 노이어(25)를 철저히 농락했다. 전반 7분 프리킥이 뒤로 흐르자 침착하게 차 넣은 데 이어, 전반 29분에는 동료 데니스 디크마이어의 땅볼 크로스를 슬라이딩 슈팅으로 받아 넣어 거함 뮌헨을 침몰시켰다.
최근 치른 프리시즌 7경기에서만 17골째다. 동양에서 날아온 10대 스트라이커는 다시 함부르크의 희망의 얼굴이 됐다. 19일 공개한 구단의 새 포스터에는 미하엘 외닝 감독과 손흥민의 포효하는 모습이 담겼다.
손흥민의 재기는 와신상담의 결과물이다. 지난해 스타덤에 오른 후 그는 열혈 트위터리안이 됐다. 기성용ㆍ염기훈 등 대표팀 동료와 트위터로 대화를 나누고 팬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시시콜콜 보여줬다. 그러나 그의 트위터 페이지는 지난 4월 16일 이후로 긴 휴면에 들어갔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대신 축구화의 끈을 조여맸다. 귀국 후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감독의 조련 아래 매일 1000개 이상 슈팅을 날렸다.
분데스리가 2011~12 시즌 개막이 다음달 6일로 다가왔다. 손흥민의 쇼가 다시 독일을 들썩이게 할 수 있을지,그 쇼가 내년 화려한 커튼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분데스리가는 예열된 상태다. 동쪽 나라에서 뜨거운 탄환으로 다시 제련돼 돌아온 무서운 10대 아이돌이 격발 준비를 마쳤다. 쇼는 계속돼야 한다.
임희윤 기자/i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