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K차이나 “모든 회의는 중국어로”
뉴스종합| 2011-07-25 09:12
SK차이나가 주요 문서 작업과 회의를 모두 중국어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현지화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현재 30%인 중국인 임원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린다. 최근 3개월 동안에도 도시개발, 대외협력, 정보통신기술(ICT), 인사관리(HR) 분야에서 5명의 중국인 임원을 영입했다.

SK차이나의 언어 사용 규범은 현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다른 기업 문화에 앞서 우선 회의 문화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SK 차이나는 최근 회사 안에서의 공식 언어로 중국어를 보조 언어로 영어를 채택하는 ‘공식 업무 언어 사용 규범’을 정했다. 당연히 SK 차이나 내에서 회의시 사용하는 구두 언어와 문서에서는 중국어다.

SK차이나의 주요 의사 결정를 내리는 전무급 이상으로 구성된 수석부총재단은 10명 중 3명만이 중국인이지만 회의를 진행할 때는 중국어가 사용된다. 심지어 한국측 고위 임원들과의 회의에서는 동시통역을 쓰지만 이 때도 기본 언어는 중국어로 돼 있다. 철저한 중국화를 실행하고 있는 것. 한국 SK와 회의를 할 때만 영어를 사용하는 정도다.

중국인 임원도 늘리고 있다. 현재 중국인 임원 비중은 30%선인데, 이를 5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케팅, 대관업무, 홍보 등 핵심 기능에 대해서는 중국 현지인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파격적으로 넘긴다는 것이다. 10명 중 3명인 수석부총재단의 중국인 비중도 절반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SK차이나 직원은 6000여명 선이고 이중 한국인은 200명 정도다.

특히 인사관리(HR), 도시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는 한국인 임원과 중국인 임원이 같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듀얼 포스팅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이러한 분야가 29%인데 올해 말까지는 42%로 올릴 계획이라고 SK차이나측은 밝혔다. 한 관계자는 “같은 자리를 나눈 것인 만큼 비용면으로는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지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투자라고 보고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SK차이나 만의 변화가 아니다. SK그룹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도 중국 현지화에 맞추어 글로벌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서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1975년 만들어진 이래 12차례 개정된 것에 불과한데 이번에 바뀌게 되는 것이다. SK차이나의 변화가 SK그룹의 변화까지 가져오고 있는 셈이다.

SK차이나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도 출장 개념이 아니라 다른 지역 사무소로의 출근 개념으로 SK차이나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으례 출장이라고 하면 공황으로 10여명 이상 대규모의 의전을 가게 되지만 최근 방문할 때는 수행 인원 2명 정도만 공황으로 간다는 것. 많으면 한달에 2~3 차례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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