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물꼬 튼 제4이동통신, 우리도 참여하고 싶지만…
뉴스종합| 2011-07-25 11:23
중기중앙회가 제4이동통신 추진을 공식 선언하면서 범 중소기업계가 참여하는 ‘판’이 마련됐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통신 관련 기업들은 정작 어려운 경영환경에 쉽게 출자를 결정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중앙회와 기업의 다리 역할을 할 각종 조합들은 기업 사정 뻔히 아는데 컨소시엄 참여를 독려하기가 민망하다고 털어놨다.

25일 중앙회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컨소시엄 투자자 모집에 착수한 가운데 오는 27일 여성경제인협회ㆍ벤처기업협회 등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과 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특히 통신, 전자, 전기, 무인경비 등 통신사업과 밀접한 기업들은 1순위로 접촉할 대상이라며 이들은 반드시 컨소시엄에 들어와야 한다고 중앙회 측은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정보통신산업협동조합,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등은 중앙회가 통신사업 진출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온 시점부터 최근까지 컨소시엄 참여 등을 묻는 기업들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국정보통신산업협동조합은 광단국장치(다중통신장비), 중계장치, 네트워크장비 및 시스템 등 통신과 직결되는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모인 조직이다. 총 200여 개의 회원사를 둔 이 조합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할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은 제4이동통신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눈앞의 적자 해결하기에 벅차 컨소시엄 출자는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다. 사진은 통신, 전자 등 IT업종이 몰려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일대.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자금사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단체 수의계약방식이 없어지고 경쟁입찰로 납품이 이뤄지면서 기업간 단가 낮추기가 극심해졌다”며 “심지어 원가의 절반으로 낮추는 덤핑 사례까지 나타나 제조업들은 재고가 쌓여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IT제품 특성 상 3~6개월마다 업그레이드 비용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데 이익을 못 내고 있으니 제조라인이 중단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게다가 몇달째 회비조차 밀리는 기업들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300여 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된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조합 관계자는 “네트워크 전송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통신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판로개척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 출자할 여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회로부터 공문이 오면 수요조사를 하겠지만, 뻔히 힘든 거 아는데 투자의향 묻는 것도 민망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앙회는 컨소시엄 참여 희망기업을 선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자금여력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컨소시엄에 참여하려는 업체가 있다면 이들을 솎아내겠다는 것. 중앙회 관계자는 “사업신청서 제출하면 방통위가 신용등급, 안전성, 성장성 등을 체크하는데 부실한 기업이 참여하면 그만큼 감점요인이 되기 때문에 철저히 허수를 골라내겠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

killpas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