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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구리값 2000만원 절약, 비철금속 업체들 여름 잊고 일한다
뉴스종합| 2011-07-26 07:25
“7, 8월이 비수기라고요? 제철소 발주물량 맞추려고 자는 시간도 쪼개서 일하는데요. 구리값 다시 할인됐으니 부지런히 물건 대야죠.”

인천광역시 남구 주안동에 위치한 순동 주조품 제조업체 서울엔지니어링. 풍구ㆍ대풍구, 냉각반, 란스, 동 판넬 등을 생산하는 이곳은 이달 초만 해도 조달청으로 부터 공급받던 구리 가격이 다시 올라 원가 인상을 우려했었다. 지난 3~6월간 시행됐던 비철금속 할인이 이달 들어 종료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비철금속 할인이 전격 제도화 됐다. 이에 따라 한 달에 100t 가량의 구리를 사용하는 서울엔지니어링은 현재 2% 할인된 t당 1020만원(부가세 제외)대로 구리를 들여오고 있다. 이는 기존 가격보다 20만원 떨어진 수준. 한 달 구리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 2000여 만원이 절감되는 셈이다.

조달청이 비철금속을 국제가격(LMEㆍ런던금속거래소)에 연동해 비축물자 할인을 정식으로 제도화하자 비철금속 제조업체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비철금속을 좀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데다, 이는 비철금속을 공급하는 민간업체들을 자극해 가격경쟁이 유발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조달청과 민간업체들이 공급하는 비철금속 중 저렴한 것을 골라 선택했던 중소 제조업체들은 현재 조달청 물자 구입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조달청은 비철금속 가격이 2009년부터 꾸준히 상승하자 물가안정 차원에서 올 3~6월간 한시적으로 비축하고 있던 일부 비철금속을 할인해 공급했다. 대상은 구리ㆍ알루미늄(2%할인), 아연ㆍ납ㆍ니켈(1%할인) 등 5개 품목이다.

6월부로 할인이 끝난 뒤 조달청은 국제 비철가격 수준을 최근 5년간의 평균가격 및 전년동월의 가격수준과 비교해 상승폭을 점검, 이 상승폭에 따라 가격을 최대 3%까지 할인키로 했다. 이에 이달에는 구리 2%, 알루미늄 1%, 주석 1%가 각각 할인된다.

지난 13일부터 할인이 적용되자 특히 구리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상시 할인이 끝난 뒤 7월1일부터 12일까지 평균 판매량은 119t이었지만, 이후 13일부터 19일까지는 555t으로 5배나 불어났다.

반면 알루미늄은 6월까지만 해도 2%가 할인이 되다가 이달 1%로 할인폭이 줄어들면서 판매량도 679t에서 606t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구리 시장에서 파급효과가 큰 만큼 구리를 주조해 제철소에 납품하는 제조업체들은 채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 단원구 D업체 관계자는 “통상 제철소와 납품계약할 때는 민간업체인 LS 니꼬에서 공급하는 구리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앞으로 조달청에서 할인한 구리가 더 싸다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납품하고 나면 추가 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반겼다.

특히 요즘처럼 제철소의 발주량이 늘고 있는 시기 조달청의 할인 제도화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서울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초부터 본격적으로 주문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납품하는 양이 많을수록 수익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

killpass@heraldcorp.com



<사진설명>조달청이 비철금속 할인을 제도화 하자 중기 제조업체들은 요즘같은 성수기에 시장에서 저렴한 물자를 구할 수 있어 수익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은 서울엔지니어링이 구리 주조품 제조하는 모습[서울엔지니어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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