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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서 버티는 日의원 3人…‘터미널’ 톰 행크스 따라하기(?)
뉴스종합| 2011-08-01 15:33
울릉도 방문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일본 자민당 의원 3인이 1일 오후 3시 현재까지도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버티기에 나서면서 ‘입국금지’ 방침을 세운 한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헐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에 나온 공항 체류 전략까지 빌어다 쓰는 게 아닌지 관심을 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신도 요사타카(新藤義孝) 중의원 등 자민당 소속 의원 3인은 도착 직후 입국심사대로 향해 입국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법무부 관계자들이 이들을 송환대기실로 안내해 입국 금지 방침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에도 3시간 가량 출국을 거부하고 있다.

법무부 측은 이날 정오께만하더라도 이들 의원이 앞서 타고 온 전일본항공(ANA)1161편을 통해 오후 1시 30분께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봤지만, 이들은 한국 정부의 입국 불허 사유에 불만을 표시하며 버티기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들에게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본으로의 ‘강제송환’ 등 강경책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공항 입국장은 국제법상 우리 영토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

이와 관련해 2004년 개봉한 톰 행크스의 영화 ‘터미널’도 공항 입국장이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토에도 해당하지 않운 탓에 수 일을 공항에서 보내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영화에서 톰 행크스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의 평범한 남자 빅터 나보스키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입국 심사대를 빠져 나가기도 전에 고국인 크로코지아에서 쿠테다가 일어나 고국은 외교권한 등이 중지된 유령국가가 됐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뉴욕에 입성할 수도 없게 되자, 그는 JFK 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된다. 공항 측에서도 입국장이 미국 영토가 아닌 탓에 그를 강제로 내쫓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 처럼 이날 김포공항에서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는 일본 의원 3인들이 끝까지 출국을 거부하면 이들을 강제로 출국시킬 방법은 없는 셈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의원들이 끝까지 안 간다면 영화 ‘터미널’에서처럼 될 수 밖에 없다. 국제법상 우리 영토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영화는 주인공의 고국이 일시적으로 없어졌기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 거고, 일본 의원들은 돌아갈 나라가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설득해서 돌려보낼 방침이니 조그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정식으로 송환지시서가 교부된 만큼 귀국시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양국 관계를 고려해 가능한 자발적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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