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기업 주가가 부활하고 있다. 8월 첫 거래일에 미국에서 넘어 온 훈풍에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차ㆍ화ㆍ정’에 투자가 몰렸고, 업황 성수기에 진입한 화학 기업 주가는 더 날았다. 호남석유가 6% 급등하며 돋보였는데, 이는 부타디엔 가격 강세에 증권사들의 추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일 미국 경기부진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화학주들은 탄탄하다.
부타디엔은 지난 2분기 화학 기업들을 웃기고, 울렸다. 이를 원료로 구입해 합성수지를 만드는 LG화학은 마진 하락과 실적 부진에 울어야했다.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합성수지 일종인 ABS/EP의 비중은 30%로 가장 높다.
그런데 최근 원료가격 상승세는 진정 국면이고, 중국의 긴축재정 완화로 아시아 지역 내 화학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 대표주 LG화학의 3분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제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2일 “부타디엔 가격은 t당 4000달러 안쪽으로 떨어졌다. 6월 마지막 주 4500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후 4주째 하락 중이며, 지난주엔 3930달러로 전주(4090달러) 대비 3.9% 빠졌다”고 전했다.
부타디엔이 크게 하락하지 않더라도, LG화학은 연산 25만t 자체 수급하기 때문에 충격은 덜하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를 집계한 LG화학의 3분기 실적 추정치는 사상 최대가 예상된다. 매출액 5조9271억원, 영업이익 8576억원, 순이익 6800억원이다. 매출액은 2분기보다 4%, 지난해 동기 보다 18%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10.6%, 8.9%이며, 전년 동기 대비 10.1%, 13.5%에 달한다.
4분기 실적은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매출액(5조8503억원), 영업이익(7900억원), 순이익(6115억원)이 3분기보다 각각 -1.3%, -7.9%, -10.1%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실적 예측치의 변수는 광학소재, 전자재료 등 정보전자소재 사업을 좌우할 IT 업황 회복세에 달려있다. 만일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경우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3ㆍ4분기에는 증설 모멘텀이 있다. 2분기 증설을 완료한 폴리머 전지(월산 250만셀) 매출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또 신사업인 LCD글라스 증설(연산 560만㎡)은 4분기 시험가동 이후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신사업 3D TV용 3D 리타더(Retarder)는 LG화학이 국내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익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2분기에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3.3% 증가해 향후 IT 업황 회복시 ‘효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은 LG화학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3만6406원에서 내년 4만2730원으로 17.3% 늘어나고, 2013년엔 16.7% 증가한 4만9885원을 추산하고, 목표주가 60만원을 제시했다. 1일 종가(48만5500원) 대비 23.6%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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