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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매각, 한국내 론스타 반대 정서에 막혀-FT
뉴스종합| 2011-08-02 17:42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한국 내 론스타 반대 정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론스타는 그간 정치적인 논란 속에 2006년 국민은행과, 2007년 HSBC와 각각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맺었지만 모두 무산됐으며 이후 3번째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최근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 관련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그마저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FT는 전했다.

FT는 특히 외환은행 매각을 당국이 승인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3월 법원이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재판을 재개한 것에 주목했다.

결국 유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속행공판에서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법정구속됐다.

판결에 대해 론스타 매각에 정통한 한 임원진은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라며 “한국 정부가 매각 결정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라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FT는 론스타가 그간 1997년 외환위기를 이용한 해외 벌처펀드라는 맹비난을 한국 정치인과 노동조합, 언론 등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론스타에 정통한 서구 기업 경영진들은 “한국 국내 펀드들도 은행을 관리하겠다고 나설 경우 정치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비영리적인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은행들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론스타가 이익과 주주 가치에 우선순위를 뒀기 때문에 복지제도 확립과 중소기업에 대한 저금리 대출을 원했던 금융당국을 적으로 만들고 말았다고 FT에 밝혔다.

한 임원은 “한국 규제당국은 은행들을 공익단체(공공기관)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론스타가 많은 이익을 챙기기 어려운 가격으로 한국 정부가 매각 결정을 밀어붙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해외투자자들 중 일부는 론스타가 ‘공공의 적’이 된 이유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시기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수 이듬해인 2004년 외국 자본들이 한국의 시중은행들을 매각해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해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을 스탠더드차터드은행에 매각해 12억달러를, 칼라일은 한미은행의 지분을 씨티그룹에 넘겨 6억7500만달러를 남겼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론스타 측은 그러나 “아무도 원치 않았던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었다”고 항변했다고 FT는 전했다.

헤럴드 생생뉴스/ onl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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