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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성공기업, 남다른 전략 있다
뉴스종합| 2011-08-03 15:08
최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현대차나 포스코, STX 등 일부 기업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자신 만의 노하우로 중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이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일까.

▶중국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야=중국 정부가 아무리 외자유치에 적극적이라고 해도 모든 부문에서 외자를 환영하지는 않는다.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어떤 산업을 키우고 싶어하는 지를 알게 되면 중국 시장에 보다 용이하게 정착할 수 있다.

중국 정부와 한국 기업의 상호이익이 맞아 떨어져 중국 진출에 성공한 회사는 바로 STX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조선소 신설이 필요했던 STX와 조선업을 전략적 지원 업종으로 선정한 중국 정부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STX다롄이 탄생했다.

당시 랴오닝성 당서기였던 리커창은 지난 2005년 5월 STX에 외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신조(新造) 조선소 건설을 허가하는 한편, 100% 단독 투자까지 허용했다. 이에 STX는 지난 2007년 랴오닝성 다롄에 550만㎡ 규모의 다롄 조선해양 생산기지 건설했으며, 현재 이곳에서는 총 1만7200명의 직원들이 벌크선, 탱커선 등의 선박을 주조하고 있다.

▶‘점령군’이 아닌 ‘지원군’으로=국내 기업들이 거대 자금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현지인들에게 점령군처럼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해서는 중국 시장에 정착하기가 사실 힘들다. 외국 기업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한배를 탄 동지’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중국 시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포스코는 현지화와 함께 지역사회와의 상생 정책을 추진한 결과, 중국 정부가 보호정책을 쓸 만큼 중시하는 철강 업계에서 꾸준히 투자분을 늘리며 살아남았다. 포스코는 지주사인 포스코차이나에 대한 투자와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장학기금 설립하고 장가항시에 건립되는 국제학교에 1000만달러를 기부하는 상생활동을 병행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중국 자회사에도 국내 포스코 패밀리사와 마찬가지로 현장용 QSS(퀵식스시그마), 마이 머신(My Machine), VP(Visual Planning) 등을 도입했다. 현장의 안전도 제고는 물론 현지 직원들도 포스코의 혁신문화를 직접 체험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또 핵심 간부들을 양성하기 위해 차ㆍ부장급 직원들에게 청화대, 북경대, 복단대 등에서 미니 MBA 과정을 수료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인을 위한 상품ㆍ서비스는 기본=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은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중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명과 라인업으로 무장한 후 시장 점유율이 대폭 신장됐다.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의 베스트 셀링 모델인 위에둥(悅動)은 아반떼의 중국 판매명으로, 제품 이름을 정할 때부터 현지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위에둥의 ‘悅’은 소비자에게 주는 운전의 즐거움을, ‘動’은 역동적인 디자인 및 개성을 의미하는 말이다. 중국형 프라이드인 천리마도 중국식 이름은 물론,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라디에이터 그린 크롬 라인을 더 두껍게 처리하는 등 디자인을 개선했다.

라인업 구축도 물리적으로 거대 시장이라는 중국의 특성을 반영했다. 국내와 달리 중국에서는 신모델과 구모델을 모두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올 상반기 EF쏘나타, YF쏘나타, 엘란트라, 위에둥 등 같은 라인업의 차량이 모두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소연ㆍ김상수 기자@shin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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