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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갈수록 높아지는 사업장벽…그래도 넘어야 우리미래 담보
뉴스종합| 2011-08-03 16:46
중국 랴오닝성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S사는 중국 진출업력이 20년이나 된다. 현지화에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 회사는 지난해 종합 경영컨설팅을 받아 작업장 환경과 공정을 개선해 생산성을 30%나 향상시켰다.

하지만 인력유지나 자금조달 애로가 여전한데다 최근 들어서는 환경문제로 지방정부의 지도감시가 추가돼 고민이 많다. 도장공정이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경쟁력 하락은 물론 하절기 고질적인 전력 및 용수 제한공급으로 조업을 단축해야 하는 것도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매년 임금, 세금, 복지 관련 새로운 규제제도가 생겨나는 것도 이 회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개혁ㆍ개방 정책으로 세계의 자본을 끌어들여 산업화에 성공한 중국이 이제는 투자자들을 홀대하는 상황이다. 이른바 ’투자자 골라잡기’다.

노동ㆍ환경ㆍ조세ㆍ투자관련 규제 등 잦은 제도변경에다 노골적인 자국기업 우대정책으로 외자기업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노동계약법, 임금조례, 사회보험법 잇단 시행으로 사업주를 압박하고 있다. 긴축기조 탓에 은행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나갈테면 나가라’는 식이다.

대기업들에는 자국 기업의 부품 사용을 요구하는 것도 새로운 추세다. 이밖에 재정ㆍ통화운용의 긴축기조와 위안화 강세도 임가공 및 수출을 위주로 하는 우리 기업들에 부담이다.

중국에서 한국기업 대상 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는 박수석 씨는 “중국이 이제 ‘배울 것은 다 배웠고, 얻을 것은 다 얻었으니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로 돌변했다”며 “마음대로 규정을 변경하고, 외자기업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경제의 미래이자 동반자로, 경쟁보다는 협력과 보완관계 구축이 앞으로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나 글로벌인사이트 등 주요 투자, 조사기관들은 중국 경제규모가 1023년경 또는 그 이후 수 년 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IMF는 2016년이면 중국은 구매력 기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상반기 3조1975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따라서 현지 진출 기업들은 현재의 각종 리스코와 장벽을 넘어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은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무역흑자 대상국일 정도로 ‘한국경제의 운명’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성장은 한국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위한 영양제가 되므로, 우리 기업들은 끊임없이 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말 기준 대중(對中) 단독투자, 합작, 부분투자 형태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제조업체는 4만여개. 국내 제조업체 12만개의 3분의 1이 중국에 나가 있는 상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투자액은 31억6000만달러(3조4000억원)로 10년째 세계 투자대상 1위다.

삼성, 현대차그룹, LG, 포스코, SK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은 물론 연간 매출액 수 십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들도 현지법인을 세웠다. 이 중 수출입은행 결제를 통해 소재나 거래내역이 파악되는 업체 수는 1만4800개 정도다.

대기업들은 국내 본사와 맞먹는 중국 본사를 운영하거나 국내 규모의 사업장을 갖고 수출과 현지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성공은 물론 회사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17년이 된 삼성은 지난해 중국 매출 500억달러를 달성,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나아가 한국에 이은 ‘제2의 삼성’을 현지에 세운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제3공장 가동 등 물량확보를 통해 현재 4위인 중국내 자동차 판매순위를 1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제 중국도 프리미엄급 차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추세”라며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보급형 모델로 큰 이익을 봤지만, 이런 중국의 새로운 흐름을 따라잡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으로는 이랜드그룹이 지난해 중국 진출 16년만에 매출 10억달러 달성, 현지화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랜드는 오는 2015년 매출 70억달러와 매장 1만2000개 개설이란 목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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