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집필했는지도 불분명”
최측근 “말할단계 아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대선자금을 지원했다는 진술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공식적인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비등할 것으로 보여,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사진〉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 측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상황에 대해 무엇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천문학적인 대선자금을 지원했다는 진술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공식적인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비등할 것으로 보여,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10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 측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상황에 대해 무엇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 부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도 아침에 신문을 보고 내용을 접했고,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전날 출간된 회고록에서 “김영삼 총재는 1992년 5월 민자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나에게 적어도 ‘4000억~5000억원은 들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며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이원조 의원을 소개시켜주고 이들을 통해 2000억원을, 대선 막판 김 총재의 긴급요청에 따라 금진호 장관을 통해 1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총재가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이제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부소장은 “김 전 대통령의 이에 대한 언급이나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책의 내용을 보고받으셨는지도 잘 모르겠고, 아직까지 특별한 말씀을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용의 진위를 떠나서 왜 10년도 훨씬 지난 과거의 이야기를 그때 안 하고 이제 와서 하는지 모르겠다. 뭔가 모양새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에게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과 당시 김영삼 민자당 총재가 다정하게 악수하는 모습. [헤럴드미디어DB] |
김 부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작성한 시점과 관련, “그분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으신데 언제 회고록을 집필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 측 김기수 비서실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확인이 더 필요하다.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민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심복(心腹)이었던 강삼재 전 의원과 김기섭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운영차장과의 연락도 성사되지 못했다. 강 전 의원은 자택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고, 김 전 차장의 개인 핸드폰은 전원이 꺼져 있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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