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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4000억 대기…‘Buy 코리아’ 시기상조
뉴스종합| 2011-08-11 11:49
일주일새 4조2800억 순매도

환율도 손실구간 진입

외인 투자심리 최악 상태

프랑스로 위기 확산땐

시총 상위종목 수급 부담

국내 증시가 유난히 대외발 변수에 민감한 것은 외국인 때문이다. 국내 주식의 30%를 들고 있는 외국인은 투자심리가 불안해질 때마다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를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세계 경제에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제기된 이후 외국인들은 그야말로 ‘악’ 소리가 나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국가 신용등급 강등설이 나오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다시 ‘바이 코리아’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조2804억원을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순매도 금액 5조원 중 대부분을 단 8일만에 팔아치웠단 얘기다.

전일에는 순매도 규모가 무려 1조2759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두 번째다. 최대치는 지난해 11월 11일 도이치 옵션쇼크(1조3099억원)였으니 사실상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지금이 최악의 상태라고 봐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차익거래 부분을 보면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지난 이틀간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 물량이 나왔다. 물론 시장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차익매도를 자극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투자주체에 비해 너무 두드러진다. 글로벌 리스크가 차익거래 외국인의 청산을 유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제 따져봐야 할 것은 추가적인 매물의 규모다. 단기적으로는 4000억원의 물량이 더 나올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지난 3월 만기 이후 외국인은 2조원의 차익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 1조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니 남은 잔고는 4000억원이다. 시총 상위종목의 수급적 부담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의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도 불리한 상황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미 환손실 구간에 들어섰고, 외국인은 손절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차익 프로그램 순매수가 누적된 환율은 거래량 가중 평균으로 대략 1066원 부근으로 환율이 이를 하회한다면 환 차익이 가능하지만 넘어선다면 손실이 발생하므로 차익 프로그램 순매도가 불가피하다. 이번 지수 폭락 구간에서 환율 역시 최고 1088원까지 급등해 손절매 작동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프로그램을 통한 매도 여력이 소진된다면 오히려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에는 아직 저가매수 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연기금이나 국가ㆍ지자체도 여력이 있다.

심 연구원은 “인터내셔널 펀드와 글로벌 이머징 펀드 등에서 여전히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본격적인 현물 순매수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다. 그러나 그 동안 지수를 눌렀던 개별 종목 순매도의 하락 압력만 완화되더라도 현물 수급은 다소나마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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