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일개 라면 브랜드인 ‘꼬꼬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우선 시청률 15%를 넘나드는 공중파 방송에서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벗어던지고 시종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라면요리를 만드는 데 몰입한 개그맨 이경규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꼈고, 그가 개발한 라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폭된 것.
한국야쿠르트는 방송 직후 이 씨와 ‘꼬꼬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상품화 과정에 개발자 이경규는 물론 일반인들도 대거 참여시켰다. ‘꼬꼬면’은 상품화한 뒤에도 예기치 않은 ‘품절사태’를 맞는 등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2일 출시된 ‘꼬꼬면’은 16일까지 보름 동안 총 350만개가 팔렸다. 이는 여름 라면시장 1등 브랜드 ‘팔도비빔면’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실적이다.
‘꼬꼬면’ 돌풍은 유통현장에서도 거셌다. 롯데마트에선 ‘꼬꼬면’이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에 이어 고매출 순위 5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홈플러스 7위, 이마트에선 8위에 오르는 등 ‘스타라면’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주헌 한국야쿠르트 홍보이사는 “요리나 맛집 관련 콘텐츠를 주로 올리는 40명의 블로거들이 아무 조건 없이 꼬꼬면 개발 과정에 시식을 요청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며 “꼬꼬면 생산량은 하루 20만개 수준이지만 유통업체들의 주문량은 이보다 2.5배나 많은 하루 50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꼬꼬면’의 매출이 연간 3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파죽지세인 ‘꼬꼬면’을 앞세워 라면업계의 만년 꼴찌를 탈출한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기존 라면 매출에 ‘꼬꼬면’을 합칠 경우 2000억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판단에서다. “예상대로라면 오뚜기는 물론 라면업계 2위 업체인 삼양식품까지 넘볼 수 있다”고 한국야쿠르트 측은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개시했다. ‘꼬꼬면’ 출시 기념으로 시작한 온ㆍ오프라인 릴레이 고객 사은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또 폭주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9월부턴 ‘꼬꼬면’ 생산량도 하루 60만개로 3배가량 확충할 예정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역시 한국야쿠르트가 구상하는 ‘꼬꼬면 히트상품 만들기’ 프로젝트 중 하나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