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내가 대륙의 國酒요”
뉴스종합| 2011-09-07 10:07
“나는 중국의 국주(國酒)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술은 오직 마오타이주다.

비록 최근 많은 바이주(白酒)가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중국인에게 그래도 국주는 마오타이주 뿐이다.

마오타이주의 역사는 2000년 전 한(漢)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오타이를 마신 한무제가 “술맛이 달고 진하다. 특히 잔향이 오래간다”며 극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후 명청시대에 조정에 납품하는 술로 지정되는 등 일찍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마오타이가 국주 반열에 처음 오른 것은 1915년 파나마운하의 개통을 기념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때다. 마오타이는 2등인 금상을 받으며 프랑스 브랜디 코냑, 영국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 세계 3대 명주로 불리게 된다.

후일담에 따르면 박람회 당시 촌스러운 포장과 중국의 낮은 위상 때문에 마오타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었는데, 중국대표단 가운데 한 명이 술병을 떨여뜨려 깨뜨리는 실수를 했다. 이때 흘러나온 술에서 나온 진하고 독특한 향에 사람들이 매료되자 병뚜껑을 열어놓고 전시하는 창의력을 발휘,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마오타이주는 1949년 중국 건국기념 만찬의 공식 술로 지정됐으며, 이후 수교식, 국빈 방문 등 중요한 외교행사 때마다 함께하며 중국의 외교사를 장식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마오타이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마오타이주를 내놓으며 “홍군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소개해 세계적 유명세를 타게 했다. 또 문화혁명 때 병석에 누운 와중에도 “마오타이주를 만드는 츠수이허를 오염시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술을 비운 후에도 남는 진한 잔향은 “한 집에서 마오타이주를 따면 이웃 세 집이 취하고, 비오는 날에는 향이 10리 밖까지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애주가에게 칭찬받고 있다.

마오타이주를 지키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도 가상하다. 홍콩 원후이바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마오타이의 생산지인 마오타이진은 주민 1만6000여명을 2015년까지 다른 주거지역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했다. 마오타이주 생산공장 주변에 인구가 많아지면서 물 부족과 토양 오염 때문에 양조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까지 움직이게 하는 ‘국주’의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