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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 수수료율 인하에도 中企 ‘환영보단 불만, 걱정’ 왜?
뉴스종합| 2011-09-07 10:03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공식적으로 수수료율을 3~7%포인트 낮추기로 밝혔지만, 중소기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7일 납품업체들은 수수료율 인하는 ‘첫 인하 결정이라 상징적인 의미에서 환영할 만하다’라고 받아들인 가운데, 합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는 ‘불만’과 이번 결정이 단발에 그칠 수 있다는 ‘걱정’을 드러냈다.

▶협상테이블에 중소기업 왜 안 불렀나= 중소기업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이번 수수료율 인하 결정을 전반적으로 환영하면서도 협상 테이블에 중소납품업체가 빠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과도한 판매 수수료 및 불공정거래관행과 관련, 11개 대형 유통업체들이 판매수수료율 3~7%포인트 인하에 합의한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중소납품업체의 어려운 현실을 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따랐다. 중앙회 한 관계자는 “합의 주체의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할 중소기업이 빠진 것은 중기 현실 개선보다는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 시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납품업체간 자율조정 시스템 갖춰져야= 이와 함께 이번 합의가 1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6월 제주 중소기업리더스포럼에서 ‘백화점 수수료 실태조사’를 발표한 중앙회 조유현 정책개발본부장은 “중소납품업체의 영업상황이 꾸준히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유통-납품 양자간에 자율 조정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형 유통업체들이 슬그머니 수수료율을 다시 올리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장치가 필요하단 의견도 제기됐다.소상공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에 수수료율 인하폭과 대상업체를 선별하는 재량이 주어졌기 때문에 납품업체들은 끌려갈 수밖에 없다, 수수료율 상한선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포인트 낮춰봐야 그래도 수수료율 30%대= 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이 백화점에 낸 평균 수수료율은 29.3%, 최고 38%였다. 이처럼 4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내는 업체들로선 최대 7%포인트 인하가 피부에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지난해까지 백화점에 잡화류를 납품하다 올해 중진공이 운영하는 HIT500샵으로 판로를 옮긴 한 잡화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30%대 넘어간다는 것은 마진을 거의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7%포인트 인하가 적용되는 업체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같은 업종 내에서도 업체별로 수수료율이 천차만별인 실태도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따랐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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