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나는 유령 공무원"...비정규직 공무원의 눈물을 아시나요
뉴스종합| 2011-09-15 09:52
정부가 연일 비규직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관리 책임하에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은 정규직의 반밖에 안되는 급여를 받아 가며 고용불안에 떨어야 한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들은 성희롱까지 참아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서는 정부내에 비정규직이 몇명인지 실태조차 파악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 나는 직장내 유령인가요? = 모 부처에서 일하는 A(40)씨는 직내에서 유령같은 존재다.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그는 업무 전화를 받을때 “아무개입니다”라고 말하면 “직원 바꾸세요”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낼 기관장님과 직원들 간담회가 있으니 사무실 들어오지 마세요”라는 말까지 들었다. 행사를 해서 나온 기념 볼펜은 오직 직원에게만 나눠준다. 심지어, 업물에 필수적인 인트라넷 아이디조차 발급해주지 않아 직원들의 아이디를 빌려 써야 한다. 이 경우 A씨가 만들어낸 문서 등 업무는 모두 직원들의 공이 되기 일쑤다. 수당을 나눠줄때도 A씨같은 비정규직은 소외된다. A씨는 “같은 일을 하면서 누구는 수당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한다는게 말이되냐”며 억울해했다.

▶ 정든 장애학생 뒤로 하고, 나는 무기직도 되지 못해 떠나야한다 = B(28)씨는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육보조교사일을 한지 2년이 다 되간다. 그는 특히 지난 1년간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C군을 자기 자식처럼 돌봐왔다. B씨는 C군이 졸업할 할 때까지 함께 해주고 싶지만 이제 나가야 한다.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학교측에서 재계약을 해 줄리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학교에서 B씨와 같은 비정규 기간제 계약직을 2년넘게 고용하면 기간제보다 안정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킬 의무가 생긴다. 이러다 보니 업무 성과와 관련 없이 계약직의 경우 2년의 시한부 인생을 살게 마련이다.

▶ 관서장 김장 돕고 성희롱도 묵묵히 = C(35)씨의 경우 최근 찾아온 가을이 징글징글하다. 해마다 연례행사 처럼 되풀이 되는 김장담그기 시즌이 돌아오기 때문이다.제 집 김치조차 담글 시간이 없는 그이지만 관서장 부인이 주도하는 관사 김장담그기엔 꼬박꼬박 참가해야 한다. 관사 청소, 빨래도 가끔 돕지 않으면 불이익이 온다는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D(25)씨의 경우 부서장의 커피 심부름이 가장 싫다. 방에서 커피를 시킨 부서장은 사무실 문을 닫으라 한 채 “어깨를 주물러라”, “손 맛이 좋다”는 둥 성희롱적인 발언과 행동도 서슴잖는다.

▶ 비정규직 실태도 모르는 노동부 = 우리사회의 양극화의 주범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꼽히면서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이 포함된 ‘비정규직 종합대책’대책을 내놓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헤럴드경제 취재결과 노동부는 아직 공공부문내 비정규직이 몇 명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국회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대책 마련은 커녕 실태파악도 못하고 있는 정부부처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박병국 기자 @gooogy>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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