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수부, “박태규 돈 받을 때 로비대상자 거명”
뉴스종합| 2011-09-16 17:07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을 위해 뛴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71ㆍ구속기소)씨가지난해 이 그룹의 김양(59ㆍ구속기소) 부회장으로부터 총 17억원의 로비자금을 10차례에 걸쳐 건네받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정ㆍ관계 로비대상자들을 거론하며 은행측과 협의했던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당시 거명된 로비대상에는 전날 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 사표를 낸 김두우(54) 청와대 홍보수석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런 취지의 진술을 확보, 박씨가 로비 대상자들과 접촉한 구체적인 경위와 금품 전달 여부 등을 캐고 있다. .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김 부회장으로부터 “감사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검사를무마하고 퇴출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17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박씨를 이날 기소했다.

박씨는 지난해 4~10월 서울 강남구 일대 호텔 커피숍과 주차장, 레스토랑 등에서 1억~3억원씩 10회에 걸쳐 총 17억원을 받아갔으며 이 가운데 2억원은 올해 초 돌려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박씨는 김 수석을 비롯해 평소 친분이 두터운 금융당국 및 정ㆍ관계 고위층 인사들과 전화통화, 골프회동 등을 통해 자주 접촉하면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퇴출을 막아달라고 청탁하고 로비자금 중 일부를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김 수석에게 수차례에 걸쳐 상품권을 포함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 주 중 김 수석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구체적인 혐의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수석 외에도 박씨가 자주 접촉했던 고위층 인사들 가운데 구체적인 금품 전달 정황이 드러난 3~4명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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