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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인수 이번에는 꼭…
뉴스종합| 2011-09-21 11:04
SKT 홀로 응찰해도

정정당당한 경쟁 입찰

특혜 운운 시비는 억지

매각타이밍 또 놓쳐선 안돼





하이닉스의 새 주인 찾기가 참 쉽지 않다. STX의 급작스런 포기로 SKT 단독 응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단은 예정대로 다음 달 24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다만, 그때까지 또 다른 인수희망자가 나온다면 받아주겠다는 입장이다. 10여개 대기업에 인수의향을 타진했다가 어렵게 두 그룹만 응했었는데, 한 달여의 짧은 기간에 새 후보자가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새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다. 채권단은 특혜 시비를 우려하는 듯하다. SK에 그대로 하이닉스를 넘기자니 뒷말이 나올까 걱정하는 눈치다. 시장도 특혜론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이 무슨 쓸데없는 걱정인가. 경쟁입찰에서 한 기업이 자진포기하면 남은 기업이 인수후보자가 되는 게 마땅하다. 그 기업이 치명적인 하자만 없다면. 이럴 때 특혜 운운하며 걸고 넘어지는 것은 또 다른 포퓰리즘이다. SK가 아니라 STX라 해도 다르지 않다.

다른 기업들 손발을 묶고 특정 기업에만 기회를 준다면 특혜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이 그런 경우인가? 물론 SKT의 하이닉스 인수가 현명하지 못한 투자일 수도 있다. 기존 주력사업과의 시너지가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들 차입을 통한 인수, 그리고 이후 투입될 막대한 투자비를 우려한다. 반도체 장단기 시황의 불투명함도 걱정한다. 정부도 시장도 불안해한다.

그러나 SKT의 재무구조를 보자.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30%도 안 된다. 올 상반기에는 4조4103억원의 매출과 65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시장의 전망을 충족시켰다. 영업이익률이 15%에 이른다. 이런 기업이 국내에 몇 개나 되는가.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지난 2001년부터 정권을 바꿔가며 10년을 끌었다.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제 하이닉스를 위해서나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채권단은 외풍에, 혹은 내부조율 실패로 타이밍을 놓쳤던 과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이번에도 채권단은 구주에만 가산점을 주는 이상야릇한 방법을 동원하려다 철퇴를 맞았고, 주가가 오르면 인수가격을 더 높여 받으려고 꿍꿍이수를 부리려다 들통이 났다. ‘최대 매각이익’만이 목표였던 채권단의 모럴 해저드가 하이닉스를 지금 상태로 몰고 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혼자 남은 SKT가 턱없는 가격을 제시할 경우 유찰시키면 된다. 어설프게 이상한 규정 만들어 팔 비틀 생각 말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매각 진행이 필요하다.

통신과 에너지를 두 축으로 하는 SK그룹의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로 보면 분명 반도체 사업은 생뚱맞고 리스키한 사업임이 분명하다.

그렇더라도 국내 1위의 통신사와 1위의 에너지기업을 거느린 거대기업이, 누구도 가져가길 꺼리는 애물단지를 프리미엄까지 얹어 인수하겠다는데 왜 그걸 특혜라 하는지 모르겠다. 단독 후보라는 이유로? 막말로 SK가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라도 되는가.

자기 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며 거금을 쏟아붓는데, 특혜라고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투자의 성공 여부는 철저히 기업의 몫이다. 모든 위험은 고스란히 그 기업이 떠안아야 한다. 그렇기에 SK그룹도 더더욱 신중히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채권단은 어차피 외국 기업이나 펀드에 하이닉스를 내줄 생각이 아니라면, 사겠다는 기업이 있을 때 빨리 넘기는 게 좋다. 지금이 기회다. 그리고 그 이후를 감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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