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에이전트를 차려놓고 벨기에, 일본 등 유명 해외 프로축구팀 등에 자식들을 입단시켜주겠다고 속여 선수 부모들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학 축구부와 J리그 등의 해외 프로축구팀에 넣어주겠다며 속여 학부모들로부터 4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A(40ㆍ에이전시 대표) 씨를 구속하고 선수모집책 등 5명을 불구속 수사했다고 21일 밝혔다. 해외로 도주한 B(42ㆍ에이전시 대표) 씨는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FIFA에서 인정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FIFA 로고를 사용하며 고등학생 선수들은 수도권 대학 축구부에, 대학선수 등은 K리그나 설기현 선수가 활동했던 벨기에 안더레흐트팀 등에 입단 테스트 없이 메디컬 테스트만으로 입단시켜 주겠다고 속였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이들은 지난 2008년부터 16명의 피해자로부터 1인당 3000만원에서 7500만원씩 총 4억5000여만원을 가로챘다.
C(41) 씨는 또 해외 입단 테스트를 받게 해준다며 4명의 대학선수를 독일 쾰른에 데려가 동네 운동장에서 공을 차던 외국인들과 시합을 치르게 한 후 그것이 입단 테스트라고 속인 후 선수들이 돌아올 비행기 값도 남겨두지 않은 채 홀로 귀국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무자격 에이전시임을 알아챈 후 항의 및 금액 반환을 요구했지만 신고를 하면 아이들을 축구계에서 매장시키겠다고 오히려 협박을 했다”면서 “이들 외에 추가 피해자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