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홍보기사 고맙다, 3천만원 건네..." 주장 파문
뉴스종합| 2011-09-22 09:07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특정기업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수십억원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주장은 이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인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이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 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정권 종반기에 들어간 청와대와 여권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21일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그동안 수십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며 관련 증언을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이 회장이 2002년 신 전 차관이 언론사에 재직할 때부터 시작해 이명박정부 출범 후 차관 재직시절, 지난해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 후 낙마한 다음에도 정기적 부정기적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의 금품을 줬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달초 이후 시사저널 기자와 8차례 만나 신 전 차관에게 현금 및 법인카드 차량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A4용지 9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자필로 작성해 넘겼다고 이 주간지는 전했다.

SLS그룹은 철도 차량과 선박 기자재를 제작하는 SLS중공업을 모회사로 10개 계열사를 둔 기업이다. 2009년에 1조1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이후 횡령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의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신 전 차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 당선자 시절 비서실 정무·기획2팀장을 지낸 뒤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제1차관을 지내고 지난해 8월 장관에 내정됐으나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퇴임한 뒤 현재 한 법무법인 고문으로 있다.

이 회장이 시사저널에 넘긴 문건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가을 신재민 전 차관이 A언론사에서 재직할 때 첫 인연을 맺었다”며, 당시 이 회장이 운영하던 한 회사에서 만든 전동차를 홍보하는 기사를 써준 것에 감사하는 표시로 신 전 차관에게 현금을 건네면서 ‘호형호제’ 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저녁에 3천만원을 신 전 차관에게 직접 갖다 주었다. 이를 필두로 신 전 차관에게 언론사 재직 시절 내내 월 평균 3백만~5백만원씩을 주었고, 2004년 4월 B언론사로 옮긴 후 2006년 10월 퇴사할 때까지도 월 5백만~1천만원씩을 줬다”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였던 안국포럼에 들어간 이후에도 월 1천5백만~1억원씩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2007년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2008년 2월까지 대통령 당선자 정무·기획 2팀장으로 있을 때에도 월 1천5백만~5천만원 정도를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신 전 차관이 차관으로 재직할 당시 매달 현금으로 1천5백만~2천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고 시사저널은 전했다. 특히 2008년 추석 때에는 이회장이 백화점 상품권 3천만원어치를 사서 직접 신 전 차관에게 전달했고, 2009년 설날 때에도 이 회장의 여비서를 통해 2천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건넸다고 밝혔다.

신 전 차관이 2010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내정되었다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 등의 문제로 낙마한 이후 신 전 차관의 네팔로 트래킹 경비와 일본 여행 경비도 자신이 부담했다고 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 주요 언론들도 22일 이 회장이 이와 같은 증언을 했다며 이것이 정권말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신 전 차관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MBC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그 사람을 10년간 알고 있는 죄밖에 더 있어요? 일방적인 주장이에요”라며 이 전 회장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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