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흔들리는 민주당, ‘큰 형님’으로 남을 수 있을까
뉴스종합| 2011-10-04 10:59
민주당 중진들은 4일 아침 회의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제1야당으로서 서울시장처럼 큰 선거에서 시민후보에게 패배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앞으로도 야권에서 ‘큰형님’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당내의 걱정이 분분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시장 선거의 승리라는 서울시민들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게 된 박원순 후보에게 축하말씀 드린다”면서민주당은 “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모든 힘 다해 총력을 기울여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경선이) 민주당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이지만 서울시민의 뜻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오세훈 전시장의 실정을 바로잡아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합경선의 패배로 민주당은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당분간은 그동안 해 왔던 ‘큰형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민주당은 서울시 의회와 구청장 대다수를 보유한 거대 야당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패배를 인정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이며 다른 민주진보진영의 신뢰를 얻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박 후보를 총력지원하게 되더라도 당 내부에서 이번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불임정당’이 된 책임을 두고 손학규 대표 등 거취 여부가 앞으로의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 입장에서 이번 패배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명색이 제 1야당이 서울시장에서 자기 후보를 못 내는 건 위상 추락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손 대표의 차기 대선 행보도 차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존재감 취약해지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입당에 대해서도 유 박사는 “시민후보를 표방했기 때문에 기성정당 입당은 시민후보로서 정체성이 어느정도 훼손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면에 선거를 치룰 때 기호 2번은 힘이 세다”면서 “어떤 선택이 맞는지 박 후보 측은 상당히 고민 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 민주당과 박원순 캠프 측은 세부적인 면을 두고 합의를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하승창 박원순희망캠프 기획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중점사항이다. 큰 틀에선 합의했지만 민주당 등 정당과 시민사회와 세부적인 면에서 조율하고 더 합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