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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설’ 장쩌민 건재 확인…시진핑에 힘 실어주기?
뉴스종합| 2011-10-10 11:10
사망설이 나돌았던 장쩌민(江澤民ㆍ85) 전 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에 등장, 드라마틱한 반전을 선사했다.

장 주석의 공식 무대 등장은 지난해 4월 상하이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행사장 시찰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이 행사 뒤 지난 7월 1일 중국 정치원로들이 모두 참석한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식에 불참하면서 그의 중병설은 급속히 확산됐다. 급기야 7월 6일 해외화교사이트 보쉬닷컴을 필두로 사망설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를 공식 부인하며 오보로 판명됐지만 이후에도 중병설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클로즈업된 장 전 주석은 머리숱이 전보다 조금 줄고 다소 피곤해 보였을 뿐 40분에 달하는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의 등장이 이처럼 주목받는 것은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내년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지도부 구성 작업이 한창인 시점에서 장쩌민이라는 인물이 지니는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장쩌민의 등장은 차기 지도부 인사가 기본적으로 마무리됐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장 전 주석은 중국 정계 주요 계파인 상하이방(상하이 기반 정치세력)과 태자당(혁명원로 자제)의 맏형으로 불린다. 그 반대편에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의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자리 잡고 있다. 후 주석이 집권(2002년)한 후에도 양 계파 간 치열한 암투가 벌어진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차기 후계자가 확실시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도 장쩌민 전 주석의 후원 덕분으로 알려진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전문은 장쩌민 전 주석이 퇴임 후에도 막후 실력을 행사해 왔으며, 태자당 출신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차기 지도자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시 부주석이 장 전 주석 가족의 이익을 보호해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건재를 과시했지만 장 전 주석의 건강은 지속적인 관심사다. 중국에서 최고지도자의 사망은 대형 정치 소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989년 6ㆍ4 톈안먼 사건은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를 추모하는 데서 발단이 됐고, 이에 앞서 1976년 4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사망 이후에도 톈안문 사태가 발생했다. 정치지도자의 죽음에 중국 정부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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