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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정치내공만큼 야무진 언변…朴, 소탈하면서 간결한 응수
뉴스종합| 2011-10-11 11:12
“자신의 무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라.”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와 SBS 토론회에 연달아 참석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주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또 응수해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나 후보의 최대 무기는 야무진 언변이었다. 판사 출신으로 재선 의원이자 당 최고위원인 나 후보는 화려한 정치경력만큼 똑부러지게 토론에 임했다. 그는 적재적소에 액센트를 넣고 손 동작까지 적절하게 가미하는 등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시선 처리에서부터 의상 스타일까지 ‘완벽하다’는 경탄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박 후보는 차분한 면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그는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소탈하면서도 간결한 대답으로 나 후보에 응수했다. 이날 박 후보는 아직 정치 토론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선 처리가 미흡했고 말투에서도 사투리 억양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본게임에서 나 후보에게 한 걸음도 밀리지 않았다.

TV 토론 중 나 후보가 “(2002년 이후 시민단체) 지위를 겸직한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의장을 맡았다”고 묻자 박 후보는 “근거도 없이 말하는 것은 시민이 싫어할 구태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라고 말하고 싶은 게 없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에 나 후보는 “그렇게 말을 하면 되는데, 나는 그 부분을 말해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두 사람의 어투에서도 각자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나 후보는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표현을 써서 똑부러진 이미지를 보탰고, 박 후보는 “~라고 생각하고요, ~했고요”라는 말투로 말이 길어지는 것을 피했다.

메모하는 모습에서 나 후보는 필요할 때만 메모를 한 반면, 박 후보는 메모할 상황이 아님에도 틈날 때마다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과거 모 다이어리 회사의 표지모델을 할 만큼 메모광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날 토론에서 날선 공방만 있었던 것 아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말하는 시간에서 박 후보는 “나 후보는 너무 아름답고 똑똑하다. 나는 말이 어눌한데 아나운서처럼 말을 잘하고, 단점은 잘 모른다”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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