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0년 인연의 설전...이국철 신재민 동시소환, 대질신문
뉴스종합| 2011-10-13 09:47
10년 호형호제의 인연이 한순간 악연이 됐다. 동생이 던진 창은 날카로움을 더해가고 있고, 형은 이를 온몸으로 막아내야할 처지가 됐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국철 SLS그룹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3일 한시간의 시차를 두고 동시에 검찰에 출석한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돈독한 친분을 이어 온 관계. 그러나 ‘검은 돈’이 오고 간 의혹에 휩싸인 탓에 이들의 우정은 녹록치 않은 검찰 조사실에서 설전(舌戰)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 회장이 연일 언론에 정권 실세를 상대로 한 로비를 폭로하면서도 신 전 차관을 ‘재민이형’이라 부르며 금품 제공의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보폭이 이날 신 전 차관과의 대질조사에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코너에 몰린 신 전 차관의 대응법도 관심거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앞선 소환조사 등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둘의 대질신문을 통해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의 지금까지의 진술 가운데 일치하는 부분은 ‘대가성은 없었다’는 것 뿐이다. 이 회장은 10여년 간 현금과 법인카드, 상품권 등 10억원대의 금품을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신 전 차관은 간혹 상품권 등을 받은 적은 있지만 장기간 거액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앞선 검찰 소환조사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앞서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금품 제공의 사실관계를 따지는 한편 대가성 여부 역시 조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이 추가 폭로한 검찰 로비 부분은, 돈을 줬다는 이 회장과 이 돈을 받았다는 사업가 김모 씨, 그리고 이 둘을 조사한 검찰까지 모두 말이 달라 치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09년 창원지검 수사 당시 검찰 사정에 정통하다는 김씨를 신 전 차관으로부터 소개 받고 수표로 1억원을 김씨에게 줘 검사장급 검찰 고위 인사에게 구명로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신 전 차관의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검찰에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은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은 자신의 사업자금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주장을 조사한 결과 “이 회장 본인계좌에서 김씨 회사의 법인계좌로 1억5000만원이 송금됐고 열흘 뒤 다시 5000만원짜리 수표가 김씨에게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1억원짜리 수표를 김씨에게 직접 줬다는 이 회장의 폭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의 말이 조사실 안과 밖이 달라 신빙성을 의심하면서도 해당 계좌와 수표 추적을 통해 돈의 출처와 흐름을 면밀히 살펴 보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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