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는 격투기를 소재로 낮에는 버려진 공간이었다가 밤이 되면 비밀리에 사설 격투장으로 변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136억짜리 화끈한 한 판을 벌이는 승부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전개만큼이나 이 영화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한재석, 정성화를 필두로 한 이하늬, 박성웅, 마르코, 송영창, 윤택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극중 선녀로 등장, 미모의 격투기 선수로 분해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이하늬와 두뇌플레이와 주먹을 담당하는 철수 역의 박성웅, 그리고 아르헨티나 선수 순남으로 변신한 마르코, 파마머리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는 용식 역의 윤택 등 재미는 물론 개성 강한 이들은 극을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우선 송영창은 연기 경력 20년이 넘은 베테랑으로 그동안의 작품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 진지한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욕심 많은 사설 격투기장의 오너로, 한재석(바지 역)을 압박하며 판돈을 키운 뒤 한몫 챙기려는 인물이다. 또 한편으로는 격투기장을 정리하고 싶은 동네 아저씨의 소박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강약 조절로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그의 호연은 작품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어 도시적인 이미지의 박성웅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는 그는 ‘히트’에서 낮과 밤의 업무가 다른, 명석한 두뇌는 물론 주먹솜씨까지 갖춘 인물이다. 박성웅의 신선한 카리스마 또한 극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음은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는 이하늬. 그는 옛 연인 한재석을 돕기 위해 펼친 링에서의 화려한 발차기로 눈길을 사로잡고, 타이트한 가죽 경기복으로 관중들을 압도한다. 여기에 그와 한재석의 아련한 로맨스는 이 영화의 숨은 재미가 된다.
마지막으로 뽀글뽀글 파마머리로 우선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식탐으로 재미까지 더하는 인물, 윤택이다. 개그맨인 그는 특유의 친근감으로 관객들에게 위화감 없이 다가가 전공이라 할 수 있는 코믹연기를 유감없이 선사한다.
이처럼 ‘히트’는 단연 돋보이는 하나의 인물이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아닌, 캐릭터들이 각자가 주인공이 돼 펼치는 영화라 더욱 주목할 만하다. 빛나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히트’가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친 가운데 이들이 전하는 유쾌, 통쾌함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슈팀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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