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당국 고급여ㆍ배당 개선 작업 착수....배경은?
뉴스종합| 2011-10-16 12:09
금융당국이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의 높은 급여와 배당 문제의 개선 작업에 착수한 것은 금융권의 임금과 배당금이 다른 업종에 비해 유난히 많다는데서 출발한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금융위기 당시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이후 막대한 수익이 생기자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돈잔치’를 벌인 데서 사회 전반의 여론이 크게 나빠진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1년간 순이익의 30%를 사주 일가에 주고 있으며, 일부 금융지주사에서는 외국인 주주들이 고액 배당을 받아가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 임직원들 또한 국내 간판급 수출기업보다 많은 급여를 챙기고 있다.

▶금융권 소득ㆍ배당 모럴해저드 수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타난 금융회사들의 소득ㆍ배당 수준은 금융권이 모럴해저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와 10대 증권사 직원들은 2011회계연도 들어 월급으로 평균 651만원을 받았다. 이는 삼성전자 등 주요 수출기업 5곳의 직원 평균 월급 503만원보다 151만원이나 많다. 이 중 직원 월급이 가장 많은 회사는 월평균 876만원인 한국투자증권으로 조사됐다. 하나대투증권(807만원), 삼성증권(768만 원), 신한금융지주(75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 월급은 554만원에 그쳤다. 현대자동차는 489만원, LG화학은 473만원, 현대중공업은 461만원 등으로 모두 400만원대였다.

금융권 주주들이 배당을 지나치게 많이 챙긴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6~2010회계연도) 금융권의 배당성향은 25.9%로 전체 평균인 20.3%를 웃돌았다. 금융과 순이익이 비슷한 소재(16.7%), 산업재(18.1%), 경기소비재(13.9%) 등의 배당성향은 금융권보다 낮았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사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서 국부유출 논란도 일어나고 있다. 금융지주별 외국인 지분율은 KB금융 57.06%, 우리금융 59.81%, 하나금융지주 59.73% 등이다. 이들 세 금융사의 작년 배당금 7111억원 중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챙겨갔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은 증권업계가 더 심각하다. 일부 증권사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사주나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제공했다. 이 때문에 사주가 지나치게 사익을 챙기고 국부가 유출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 5대 증권사의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32.4%로 4대 금융지주의 17.5%보다 월등히 높았다. 우리투자증권이 44.1%로 가장 두드러졌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100% 지분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에 3002억원을 한꺼번에 배당해 5년 평균치가 36.9%로 뛰었다.

▶금융당국 고급여ㆍ배당개선책 모색=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의 급여와 배당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제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 개혁 움직임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최근 강경 발언에서 이미 예고됐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은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를 버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억대 연봉 체계에 대해 금융권 스스로 답을 내야지, 스스로 모른다면 금융권에 남아있을 자격이 없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배당 관행에는 “위기를 앞두고 흥청망청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

다만 급여나 배당을 어느 수준까지 규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직접 기업의 급여나 배당에 관여한다면 ‘관치(官治)’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 금융권에 칼을 뺄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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