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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재활용…수익·환경 두토끼 잡다
뉴스종합| 2011-10-18 11:03
알앤이, 폐인조 대리석 회수

열분해등 통해 기업에 재공급

토양·대기오염 최소화


울산·경기·경북 산업단지도

알루미늄칩·함철 등 재활용

수십억 비용 절감효과


산업단지는 수출증대와 경제성장의 근간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화석자원 사용에 따른 엄청난 양의 폐기물은 어렵게 쌓은 부가가치를 갉아 먹기도 한다. 실제로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하루 5만2000여t. 전체 산업계의 47%, 국가 전체로도 16%에 달하는 규모다.   

당연히 처리비용이 증가하고 다량의 환경 오염물질이 누적된다. 이에 그 해결책으로 폐기물의 기업 간 순환연계 사업이 200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중심으로 자원 순환 수요ㆍ공급처를 발굴해 폐기물을 다른 기업의 원료로 재사용함으로써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오염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알앤이라는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제일모직, LG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에서 나오는 폐인조대리석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분쇄→열분해→하소→유수분리→증류 등의 처리 과정을 거쳐 인조대리석의 원료인 MMA나 타일ㆍ내화물ㆍ도자기 등의 원료인 산화알루미늄(Al2O3)을 만든다.  

이처럼 알앤이가 하루에 돌리는 재생설비 규모는 총 20t으로, 재생된 원료는 다시 폐인조 대리석을 공급했던 제일모직을 비롯해 MMA나 산화알루미늄(Al2O3)이 필요한 다른 기업에 재공급된다. 자원 순환 네트워크가 구성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자원 재활용 차원을 넘어 무시 못할 경제적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우선 폐인조 대리석 처리비용이 연 3억원 이상 줄어들었고, 알앤이는 연 20억원에 가까운 신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버려지던 폐인조대리석을 재활용하면서 연 6000t 이상 폐기물 처리량도 줄었다. 양성훈 전남 EIP단장은 “해마다 발생하는 폐인조 대리석만 해도 3만t인데 이의 20%를 줄임으로써 2차 토양오염이나 대기오염을 최소화했으며 폐인조대리석 소각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도 연간 1만3200t 낮췄다”고 설명했다.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드는 사례는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알루미늄 가공 기업에서 발생되는 알루미늄칩은 주로 원자재 납품기업으로 회수돼 재가공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2009년까지만 해도 회수율이 60~70%에 그쳐 다량의 폐기물이 발생했다.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알루미늄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사업이 시행되면서 울산지역에서 배출되는 알루미늄칩 회수율은 92%로 올라갔다. 절삭유에 연탄화(briquette) 방식을 도입해 폐절삭유도 93%를 별도로 회수해 자원화했다.

이를 통해 울산 내 주요 기업들은 알루미늄칩을 재활용하고 폐절삭유를 다시 자원으로 만들어 각각 연간 30억원, 3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거뒀다. 알루미늄 폐기물이 연 1250t 줄어들었고 기존 알루미늄칩에 포함된 절삭유 함유량은 15%에서 1%로 크게 내려갔다. 부산물로 나오는 분진도 약 75% 줄었다. 


경북 포항공단의 전기로사에서 발생하는 밀스케일과 함철부산물도 철 스크랩 대체재로 사용된다. DSI는 연구개발을 통해 2008년 단광제조설비를 완비, 함철폐기물을 활용해 포스코에 매달 3000~4000t의 성형체(단광)를 납품한다. 생산량을 늘려 향후 월 5000t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함철폐기물 재활용으로 DSI는 매년 3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함철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3만8000t 줄어들었다.  

이처럼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산업단지는 울산ㆍ경기ㆍ경북ㆍ충북ㆍ전남 등의 기존 시범단지에 전북ㆍ대구ㆍ부산 등이 새롭게 추가돼 현재 8개의 허브단지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지난 6년간 276개의 과제를 발굴해 776개 기업이 참여한 결과, 연간 1274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고 연간 47만6000t의 온실가스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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