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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수수료 공개 쉬쉬…카드사 상장이 절실하다
뉴스종합| 2011-10-19 11:43
카드사의 가맹점수수료 폭리(?)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정작 카드사가 가맹점수수료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카드사들이 자세한 수익원별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 상장사다.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상장된 삼성카드만은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얼마인지 정확히 자진신고를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분기 및 반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수익원별 수익을 공개하고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금융회사에서 수익은 이익과 다른 개념이다. 제조업에서 매출과 같다고 보면 된다.

상반기 삼성카드의 총수익은 1조4204억77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5092억원으로 전체의 35.85%를 차지, 제1의 수익원이다. 신용판매이자수익이 21.55%로 다음이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같은 대출 관련 비중은 각각 15.76%, 11.09%로 둘을 합해도 가맹점수수료에 못 미친다.

신한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다른 국내 대형 카드사는 그저 신용카드수수료 수익으로 얼버무릴 뿐 정확한 가맹점수수료 수익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 간 사업모델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가맹점수수료가 가장 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왜 삼성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은 이처럼 세부적인 수익원 공개를 꺼릴까? 카드사 수익원 중 가맹점수수료가 가장 ‘알짜’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의 경우 높은 이자를 받기 때문에 수익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 같은 대출성 영업은 돈이 급한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므로 높은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대손충당금 같은 위험관리 비용을 부담해야한다.


할부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할부로 차를 사는 경우를 생각하면, 차 값을 카드사가 미리 내고 고객으로부터 장기간에 이용대금을 받게 되는데, 아무리 할부이자를 받는다 하더라도 부실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할부이자는 보통 고정금리가 많은데 금리변동 위험회피 비용 역시 카드사 부담이다.

신용판매 이자와 연회비도 비교적 안전한 수익원이지만, 저금리 시대이고 연회비를 상쇄시키는 각종 혜택이 많기 때문에 가맹점수수료만은 못하다.

가맹점수수료의 경우 가맹점에 물건값을 지급하면서 바로 떼면 되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수익원이다. 물론 카드대금 연체가 발생할 경우 위험이 있지만,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에 비해 부실이 발생할 확률은 현저히 낮다. 특히 가맹점수수료의 경우 거의 세금에 가까운 준조세 성격도 강하다. 정부가 카드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카드를 받지 않으면 처벌하는, 사실상 가맹점 의무화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젠 카드를 받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을 정도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이다 보니 가장 투명하게 경영현황을 공개한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은 모두 비상장사이다 보니 경영현황 공개에 인색하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고도성장한 국내 카드사인 만큼 상장된 금융지주 계열의 카드사들은 상장사 수준의 경영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재벌계열 카드사들 역시 카드사의 사업기회가 국민의 준조세적 부담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에서 기업공개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자동차보험 의무가입이라는 준조세 성격의 사업을 영위하는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상장된 점을 본받을 때다.

<글로벌증권부 차장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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