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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7년간 800억 투자 중동중ㆍ고 경영 중단…왜?
뉴스종합| 2011-10-21 11:42
삼성그룹이 17년간 804억원 가량을 투자해 온 서울 일원동 중동 중ㆍ고교에 대한 지원을 끊고, 학교법인 중동학원의 이사진에서도 물러나겠다고 최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중동고는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유지 여부를 법인 인수자에게 맡길 계획이다.

21일 삼성과 중동중ㆍ고에 따르면 이윤우 중동학원 이사장(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주 말께 김병민 중동고 교장을 따로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이사장은 물론 이사(김수근 삼성물산 부사장)와 감사(강재영 삼성미소금융 이사장)도 연말에 열리는 중동학원 이사회를 통해 물러나기로 했다. 삼성은 중동고 동문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지에 따라 지난 1994년 6월 중동학원을 인수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지원한 이후 중동고가 명문이 된 데다, 이제 자율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학교도 자율적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판단해 양자 간 합의로 물러나게 된 것”이라며 “‘선발권 없는 자율고에 실망한 데다 투자에 비해 효과가 없어 물러난다’는 내용은 학교 측의 분석인 것 같다. 삼성은 그동안 학교 경영에 재정을 제외하고 크게 관여하지 않아왔다”고 전했다.

삼성은 중동고의 자율고 지정 기간인 2014년보다 2년 더 긴 오는 2016년까지 자율고 유지에 필요한 법인 전입금(학생 등록금의 5%ㆍ연간 3억5600만원)은 물론 학생 장학금, 실험ㆍ실습비 등 각종 학교 운영비를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금액은 삼성이 물러나는 올 연말 일괄 지급한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중동고는 일반고 전환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새로 선임되는 이사장이 결정할 문제인데다 구성원 간 논의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발전기금이 125억원 가량이 남아 있어 충분히 재정적으로 자립이 가능한 상태로 삼성이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기금 때문에 자율고 조건인 법인 전입금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2016년 이후가 문제다. 동창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ㆍ박병국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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