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수 김장훈 씨가 활동 중단의 이유로 밝힌 공황장애가 일반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영화배우 차태현 씨가 공황장애를 고백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황장애 환자는 한 번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면 끔찍한 공포에 시달리지만 주변에선 꾀병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저절로 좋아지겠지’하고 방치하다가는 사회나 직장생활이 어려울 만큼 증상이 악화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조언을 통해 공황장애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스트레스가 공황장애 주범= ‘공황(panic)’이란 어떤 충격적인 사건이나 대상으로 인해 공포감이 생기고 심리적 불안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인 누구나 이런 환경에 처하면 공황상태가 된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없이 수시로,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병적인 증상이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더불어 최근에는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의 이상, 뇌 구조의 이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철 교수는 “공황발작으로 응급실로 달려가는 경우는 매우 흔하지만 내과, 신경과 및 한방에서 많은 검사를 받아도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환자는 수년에서 그 이상의 기간을 자신의 병명도 모른 채 그냥 신경성인가보다 하며 소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일반인은 공황장애가 특별하게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강은호 교수는 “전체 인구의 1~4%가 일생에 한 번은 공황 증상을 느낀다. 우리 나라에만 약 40만~60만명 정도의 공황장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황증상을 평생 한 번 이상 느껴본 사람이 20%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외로운 병=공황장애는 이처럼 흔한 병이지만 주변 사람의 이해가 부족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로운 병’으로 불린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환자의 증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혀 무서워하거나 불안해할 상황이 아닌데도 그런 증상을 보이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설명)인기가수 김장훈 씨가 활동 중단의 이유로 밝힌 공황장애가 일반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질환을 저절로 좋아지겠지 하고 방치했다가는 사회나 직장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
하지만 공황장애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공포증과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일부 환자 중에서는 공황발작의 임상 양상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과 비슷해 혹시나 심장마비로 죽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공황발작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 계통에 일시적인 변화로 인해 여러 증상을 가져올 뿐 공황발작이 그치면 몸은 원상태로 돌아간다. 그 증상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거나 하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밖에도 공황장애는 광장공포증(agoraphobia)이 동반된 경우가 있다. 광장공포증은 백화점 같은 공공장소에 혼자 놓여 있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공황장애, 얼마든지 완치 가능=공황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병이고,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심리적 후유증이 점차 커지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는 공황발작 자체를 막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은 7~8명의 환자와 정신과 치료진이 한 팀으로 구성돼 매주 1회 10~12주에 걸쳐 치료 모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공황발작, 공황장애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또한 불안의 3대 요소인 ‘신체감각’ ‘생각’ ‘회피행동’에 대한 교육 및 실제 노출 훈련도 병행한다.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할 때 성공률은 최저 60%에서 9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공황장애 자가진단법>
1.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 박동이 마구 뛴다.
2. 땀이 많이 난다.
3. 떨리고 전율감이 느껴진다.
4. 숨가쁜 느낌이나 숨이 막히는 느낌이 난다.
5. 질식할 것 같다.
6.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낀다.
7.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있거나 복부 불편감이 있다.
8. 현기증을 느끼거나 머리가 띵하다.
9. 비현실감이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있다.
10. 자제력을 잃게 되거나 미쳐버릴까봐 두렵다.
11. 죽을 것 같아 두렵다.
12. 마비감이나 찌릿찌릿한 느낌 등의 감각 이상이 있다.
13. 오한이 나거나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른다.
*위 증상 중 최소한 4개 혹은 그 이상이 체크되면 공황발작을 경험한 것이다.
[사진제공: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