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라면 안 교수처럼 살지 않을 것”, “우리사회 몇 안되는 신뢰 받는 분의 지지는 큰 힘이다”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원이 가시화된 24일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들도 안풍으로 또 다시 술렁였다.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안 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주목하면서도, 선거 막판 침묵을 깬 안 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는 지지와 비판이 팽팽하게 맞섰다.
24일 트위터 및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안 원장 관련 글들이 평소보다 부쩍 늘었다. 안 원장의 편지를 링크하며 기대감을 표시하는 글들 사이로, 안 원장의 처신을 기회주의로 평가 절하하는 대목도 눈에 띄었다. 이날 트위터에는 “대충 게임 끝난 걸루 보이네요. 하지만 안심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투표율이에요”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독려하는 해석의 글이 많았다.
반면 “선거운동을 하고자 했으면 처음부터 해야지 왜 2일전에 도깨비처럼 등장해?”라며 “기회주의의 역풍”이라거나, 편지 내용의 애매모호함을 들어 “강남 좌파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는 글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일각에서는 이날 주당 10만 원을 눈 앞에 둔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를 보며 “선거 후 후폭풍, 개미들의 절규”를 걱정하기도 했다.
투표를 이틀 앞두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엇갈렸다. 나 후보 캠프는 대변인 논평에서 “스티브 잡스라면 안 교수처럼 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철없는 철수씨의 정치 도박’이라고 규정하기엔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교수가, 그것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교수 몇몇분이 사회운동이 아닌, 특정 정파에 함몰된 편향적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생들은 강의를 받기 원하는데 아직 강의를 한 일이 없다고 한다”고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를 비난했다.
반면 박 후보측과 야당에서는 선거 막판 승기를 잡을 기회라며 안 원장의 등판에 고무됐다. 박 후보의 트위터 멘토로 활동 중인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안철수와 박원순의 결합은 국정과 시정을 바라는 시대정신의 표현”이라며 “정당정치, 시민정치가 아니라 현장중심의 민생중심의 세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진보진영이 하나가 됐다. 민주당의 당원과 전통적 지지층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박 후보의 승리를 우리가 만들어 낸다는 자세로 총력적인 지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