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전의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6일 삼성전자가 애플(아이폰4S)을 상대로 낸 가처분 소송의 1차 심리가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이르면 이번 주 중 미국 새너제이 법원에서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특허 침해 소송의 판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후 4시께 삼성전자가 이달 초 제기한 애플 ‘아이폰4S’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1차 심리를 개최한다.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심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 법원은 삼성전자에 퀄컴과 체결한 크로스 라이선스 관련 자료를 추가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밀라노 법원에 제출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자사의 통신특허 2건(전송 데이터형식 구성·전송 데이터 양이 적을 때 묶어서 부호화 하는 기술)을 애플이 침해했다는 것과 관련한 것이다. 이날 열리는 1차 심리에서는 법원이 양측의 주요 입장을 듣고 추가 자료 제출 및 향후 심리 일정을 정하게 된다.
이탈리아는 오는 28일부터 아이폰4S가 판매되는 ‘2차 출시국’에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빠르게 진행해달라는 별도의 요청서를 각 국 법원에 제출한 바 있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르면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탈리아에서 아이폰4S에 대한 판매금지가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르면 이번 주 중 확정될 미국 새너제이 법원 판결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소송은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것으로 애플이 이길 경우 갤럭시탭 10.1 등 4종의 단말기가 미국 시장에서는 팔릴 수 없게 된다. 지난 14일 법원은 판결을 연기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히고 애플에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특허 소송의 판세는 애플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애플은 이미 독일,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 갤럭시탭10.1 등 삼성전자의 제품이 팔리지 못하게 했다. 지난 2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HTC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판정과 함께 HTC의 반론을 기각한 것도 삼성전자엔 악재다.
삼성전자는 HTC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자사의 스마트 기기에 탑재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ITC에 제기한 소송도 결국 애플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ITC에도 애플을 제소해 둔 상태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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