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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들 “적합업종은 성장 억제책” 비판…중소기업들 “취지훼손 의도”
뉴스종합| 2011-10-27 18:32
중견기업들이 2차 선정작업이 진행 중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해 처음으로 비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회장 윤봉수)는 27일 자료를 통해 “적합업종제도는 기존 중견기업들의 사업규모를 축소시켜 중소기업으로 전락하게 만들고, 우량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게 만드는 중견기업 억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간장, 어묵, LED조명 등을 제조하는 중견련 회원사들이 적합업종 선정으로 피해를 입게 됐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1차로 선정된 적합업종 품목과 논의 중인 품목들이 새로 선정될 경우 54개 회원사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적합업종 논의 초기 대기업 기준이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논의를 거듭하면서 사안에 따라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기준을 졸업한 기업을 대기업으로 보는 경우도 생겼기 때문. 즉, 명확한 기준 없이 사안별로 대기업 기준을 검토함에 따라 중견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샘표식품의 경우. 이 회사는 간장과 같은 장류사업에 업종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해왔다. 지난해 처음 처음 중견기업에 진입했으며, 매출액의 약 57%가 간장 판매로 발생한다.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샘표식품은 사업축소를 권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졸업예정 기업 중 적합업종 선정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수는 54개사. 레미콘의 경우 중견기업 중 총 17개 사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김ㆍ김치ㆍ두부 품목이 6개사, 단조ㆍ금형이 각각 8개사, 남성정장ㆍ어묵ㆍLED조명ㆍ골판지 12개사 등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중견련은 내다봤다.
따라서 적합업종 제도는 기존의 중견기업을 아래로 끌어내려 중소기업으로 만들고, 또 우량 중소기업을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기업성장 억제정책이란 것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을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이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합업종 선정으로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분류해 사업을 축소하도록 하거나 진입규제를 강화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이 계속 시행될 경우 중견기업들은 사업을 축소해 중소기업 지위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소기업계는 중견련의 이런 주장에 대해 적합업종 흠집내기, 딴죽걸기로 봤다. 또한 ‘배후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부분적인 피해만 생각할 게 아니라 전체 업종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다수 중소기업을 생각해야 한다. 적합업종은 이런 공리적 배경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 단체들처럼 적합업종의 취지를 흠집내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단일업종으로 성장해온 경우 사업자제 대상도 아니고, 일부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통한 성장을 경계하는 것인데, 이를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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