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쇄신엔 한목소리…방법은 계파 제각각
뉴스종합| 2011-10-31 11:21
친박계, 지도부 사퇴 부정적

친이계는 대규모 물갈이론

계파갈등 다시 수면위로



한나라당 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가 현 체제 유지에 침묵으로 방점을 찍는 사이, 좌장 이재오 의원을 앞세운 친이계는 ‘대규모 물갈이’를 주장하며 판 흔들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31일 원희룡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세의 극박한 기조 때문에 현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민심과 멀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론을 펼쳤다. 당내에서 친이계로 분류되는 원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이후 연일 “지도부 총사퇴”, “대규모 공천 물갈이” 등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차기 대권 후보 주자 중 한 명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정몽준 전 대표도 ‘물갈이론’에 힘을 실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공천 혁명을 하기 위해서는 당에 강력한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며 차기 대권 주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박 전 대표를 자극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오랜 침묵을 끝내고 당 쇄신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년 농사를 잘 지으려면 객토를 하든, 땅을 바꾸든 해야 할 걸세”라며 공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친이계 또는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권 주자들의 연이은 “인적 쇄신” 발언은 당내 최대 계파로 자리 잡은 친박계를 향한 판 흔들기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동안 당권을 잡아온 친이계가 재보선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당 핵심에서 물러선 사이, 이 자리를 차지한 친박계의 득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총선 공천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친이계의 절박함이 강한 쇄신론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 측은 지도부 사퇴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묵묵부답이다.

박 전 대표도 선거 패배 이후 당과는 거리를 두며 사실상 지도부 물갈이론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8일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해 “이전에도 비대위를 구성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반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다”며 홍준표 대표 체제하에 당 쇄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 역시 원 최고위원으로부터 지도부 사퇴 제의를 제안받았지만 “진정성 있게 변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입장 표명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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