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온라인 수출로 비용절감…中企도 ‘짠물 경영’ 고삐
뉴스종합| 2011-11-01 11:10
AOG, 남아공 등 잇단 수출

B2B로 마케팅비용 최소화

중기진흥공단 운영 사이트

중기 해외진출 창구로 각광

온수패널을 제조하는 AOG시스템은 직원 단 4명 만으로 수출에 성공했다. 그것도 따뜻한 물이 전혀 필요없을 것만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비행기로 한나절 이상 걸리고, 덥기로 소문난 이곳에 온수장치를 팔기까지는 숱하게 비행기로 오가며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불했을 법하다. 하지만 이 회사가 한 일은 온라인 B2B사이트에 자사 제품을 올린 게 전부다.

이희곤 대표는 “남아공도 밤낮의 기온차가 커 더운 물이 필요할텐데, 한 기업체에서 웹사이트를 보고 우리 온수패널 10만 달러 어치를 주문했다, “사실 수출마케팅 자금이 부족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것인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AOG시스템은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 바이어와 200만 달러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심화되면서 자연스레 마케팅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해외 수출입 박람회에 참석하거나 영업마케팅 직원들을 현지에 보내 판로를 뚫는 정석을 쓰기에 여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수출마케팅 프로그램이나 민간 B2B사이트를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수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수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이 점점 늘고있다. 알리바바닷컴과 고비즈코리아 사이트 화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고비즈코리아에 따르면 온라인 수출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수는 지난해 1504개에서 올해 10월 현재 2288개로 늘어났다. 공식적으로 제품 견적을 문의하는 인콰이어리 건수도 1만7000여건에서 4만300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자금난까지 더해지면서 온라인 수출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 바이어 알선 실적도 지난해 1200건에서 올해 10월까지 1350건으로 불었다”고 설명했다.

240개 나라에 6900만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중소기업 B2B 전문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에도 역시 수출문을 두드리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6월 현재 등록된 국내 중소기업은 15만6000개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매달 평균 3200개 기업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닷컴 관계자는 “유무료 회원으로 구분하는데 유료회원은 해당 나라의 기업 등록기관, 상공기관, 세무관련기관을 통해 중소기업 검증을 거친다, 이를 충족하면 웹사이트 특별 진열상품을 통해 2배 이상 노출 시키고, 실시간 통계 보고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코트라에서 운영하는 바이코리아 인콰이어리 건수도 지난해 1만4000건에서 올해 9월 현재 3배 이상 늘어난 4만5000건을 기록했다. 특히 고비즈코리아나 바이코리아는 중소기업이 지불하는 비용이 거의 없다. 알리바바닷컴 유료회원도 1년에 3000달러 정도다.

블랙박스를 제조하는 D기업 대표는 “온라인 상 제품만 보고 한국에 오겠다는 바이어들도 있다, 박람회나 현지 지사 설립 없이도 초기에 바이어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 사양이 온라인에 그대로 공개되거나 바이어를 사칭하고 쉽게 접근이 가능해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