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제3노총’ 정연수, 실용주의 노동운동 전환 이룰까
뉴스종합| 2011-11-02 11:39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조합 총연맹(약칭 국민노총)’이 2일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른바 ‘제3 노총’의 등장으로 지난 16년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양분해온 노동 상급단체에도 본격적인 경쟁시대가 열리게 됐다. ▶관련기사 25면

이 같은 지형 변화의 중심에는 정연수(56)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일 국민노총 설립총회에서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정 위원장의 노동운동은 국민노총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정 위원장이 ‘제3 노총’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과거 노동운동에 대한 치열한 반성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87년 서울지하철노조가 출범할 당시 법규부장을 맡을 정도로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투쟁 일변도로 바뀌어가는 노조를 보면서 집행부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합리성을 이야기하면 협조주의자로 공격받는 상황에서 더이상 나의 역할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3대 집행부에서 법규부장 역할을 거부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이후 12차례에 이르는 파업을 펼쳤다. 그리고 ‘파업철’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그러는 동안 서울지하철노조의 사업장인 서울메트로는 4호선까지만 운영이 한정됐고 나머지 노선 운영은 다른 사업자에 돌아갔다. 정 위원장은 “노조가 자꾸 갈등하고 분규하니까 다른 조직에 넘겼다. 결국 조합은 손해를 본 것”이라며 강성 노동운동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연수 위원장(왼쪽)이 2일 국민노총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과거에 대한 반성은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1999년 ‘싸우지 않고도 얻을 수 있다’고 나선 배일도 위원장을 배출했고 2009년부터 올해까지 정 위원장의 3연임을 이끌었다. 결국 서울지하철노조는 올해 4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53%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를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노총 설립을 주도한 서울지하철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는 노동계에서 그만큼 상징하는 바가 컸다.

국민노총이 앞으로 어느 정도 노동계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사업장 100개, 조합원 3만명으로 출발했다. 현대중공업이나 KT 노조의 참여도 예상된다. 합리적 노동운동과 정치권ㆍ정부와의 거리 두기. 정 위원장의 지론이다.

국민노총을 통해 노동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선봉에 선 그의 그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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