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자 내면 파고들어야 사건 해결”
뉴스종합| 2011-11-04 11:19
유영철·강호순 사건등 해결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



유영철ㆍ정남규ㆍ강호순ㆍ김길태. 2000년대 들어서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들 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벌써 10년 넘게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면서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해온 권일용(45·사진) 경감 얘기다.

4일 과학수사의날을 맞아 특진한 그를 만나 범죄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사건 해결의 일선에서 활약하는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본다.’ 프로파일러란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범죄자의 신체조건과 심리상태 등을 유추하고, 이를 통해 수사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권 경감은 8년 동안 현장감식요원으로 일하면서 범죄 유형과 범죄자의 성향 사이에 일정한 연관이 있음을 깨닫고 프로파일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 직업에 대해 “범죄자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의 눈으로 범행 현장을 보고 세상을 보아야 하는 스트레스가 프로파일러의 가장 큰 직업적 고충”이라고 털어놓았다.


권 경감은 한국의 프로파일링, 그중에서도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제11회 국제범죄지도연구회의에서 한국의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특히 연쇄 범죄자 거주지 예측 프로그램에 대해 주제발표를 요청할 정도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연쇄 범죄자 거주지 예측 프로그램이란 범죄 다발지역을 분석하고 여기에 범죄자 개인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접목해 그가 사는 곳을 추정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일선 경찰서에서는 수사의 범위를 좁혀 인력과 시간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한국의 ‘GeoPros’ 시스템은 미국 경찰의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인 ‘Crimestat’의 개발자인 라빈 박사조차도 감탄할 만큼 그 예측 정확도와 기법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은 4일 과학수사의날을 맞아 권 경감, 경북대 법의학교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미세증거물감정팀 등 과학수사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학수사대상을 시상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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