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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박은 파판드레우家 내력?
뉴스종합| 2011-11-04 11:41
조부·부친 모두 총리직

“겉으론 온화한 전문가

비타협적 정치인 핏줄”

포퓰리즘식 퍼주기 정책

이틀간 유럽을 격랑 속으로 몰고 갔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의 국민투표안이 사실상 철회되면서 그의 정치도박이 가족 내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4일 “파판드레우의 무모한 도박은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그의 조부와 아버지의 집안 내력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겉으로는 온화하고 전문가적인 면모를 풍긴 파판드레우 총리이지만, 그 역시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같이 비타협적인 정치인의 핏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 집권 사회당을 대표하는 유력 정치인 집안인 파판드레우 가문 출신이다. 할아버지(게오르기오스), 아버지(안드레아스)에 이어 현직 게오르기오스(조부와 동명)까지 3대가 모두 총리 자리에 올랐다. 


아버지 안드레아스는 선친인 게오르기오스 내각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했고 이후 사회당 당수직을 지냈다.

1967년 군사쿠데타가 발생해 망명생활을 하다가 1974년 군부정권이 붕괴된 후 귀국해 그리스 최초의 좌파정권을 수립하고 총리직(1981~1989)에 올랐다.

그는 1980년대 자유주의를 표방한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를 거부하고 그리스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공동체(EC)의 탈퇴를 표방하면서 국내 정치권과의 갈등 속에 서방 세계와 대립 노선을 걸었다.

AP통신은 파판드레우 총리가 그리스 부채위기로 국민의 분노가 들끓자 아버지처럼 비타협적인 리더십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지지세력인 사회당 의원들은 국가가 파산위기에 처하자 연금과 각종 수당 등 사회보장 기금을 축소한 데 불만을 품고 탈당을 가속화했다.

그리스인의 90%는 파판드레우 총리의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있고 사회당 지지율도 20%대로 추락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파판드레우 총리가 정치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무책임한 도박을 강행했다는 평가다.

AP통신은 그러나 파판드레우 총리가 그의 가문의 성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역설적이게도 파판드레우 총리는 ‘아웃사이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족벌정치의 악습을 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봉건적 민주주의로 변질된 그리스의 세습정치를 퇴출시키기 위해 자신을 ‘모더나이저(근대인)’로 자처하면서 유력가문에 의한 족벌정치 척결에 나서기도 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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