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학생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반발, 꼬여가는 서울대 법인화
뉴스종합| 2011-11-07 10:15
서울대가 법인화 두달여를 앞두고 갈수록 꼬이는 양상이다.

법인화를 놓고 학생들과 마찰을 벌여온 서울대에 이번에 교수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법인화를 앞두고 만들어진 정관 초안이 총장의 권한만 높여준다며 교수협의회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법인설립준비 실행위원회가 공개한 정관 초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정관 대안을 만들어 제시했다고 7일 밝혔다.

교수협은 현행 정관 초안대로 법인화가 추진되면 이사회의 지배 아래 교수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자유로운 학문 연구가 저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현행 정관 초안은 이사 선임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사회가 하
도록 했지만 이사 선임 시 구성원 의견 청취에 관한 별도 규정은 없다.

이에 대해 교수협은 정관 대안에서 이사회의 민주적 구성을 위해 이사를 선임할때 교원과 직원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이사의 주요 경력 등 인적사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주문했다.

쟁점 현안인 총장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평의원회가 주도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고 후보 추천에서도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확히 했다.

심의기구로 규정된 학사위원회나 재경위원회 등과 달리 평의원회는 대의기구의 성격을 가지도록 조정할 수 있도록 역할을 명시했다.1년에 2~3회 열리는 이사회는 중요한 재정적 문제나 학교 기구에 관한 것만 다루도록 하고 대학 고유의 영역인 교육·연구 분야는 평의원회가 이사회 의결 권한을위임받아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교수협은 법인 정관 제정 시 현행 의결기구인 평의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해야한다고 부분도 추가했다.

호문혁 서울대 교수협 회장은 “법인화의 목적은 자율성 확보인데 지금 같은 추세로는 이사회와 총장만 자율성이 확대할 것”이라며 “교수들은 대학의 주인으로서의의식을 망각한 채 양계장에 갇힌 암탉처럼 달걀만 생산해 내는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호 회장은 이날 “지난달 28일 교수들에게 정관 대안에 관한 메일을 보냈더니 상당한 호응이 뒤따르고 있다”며 “재정 확보가 불확실하고 재산 양도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관철되지 않으면 법인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법인화 공청회를 열었으나 학생들의 의사진행 방해로 모두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다.지난달 28일부터 8일간 진행된 온라인 공청회에서는 기초학문 진흥위원회 상 ‘기초학문의 범위’와 기금교수의 신분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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