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쏘나타ㆍ애니콜이 포기한 日, 韓GM 아베오가 도전
뉴스종합| 2011-11-09 09:30
2007년 삼성, 2009년 현대차. 모두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한국 기업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하는 한국기업들이지만 일본에서 만큼은 백기투항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GM이 철옹성같은 일본 시장에 쳐들어간다.

9일 한국GM에 따르면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일본 현지법인인 GM저팬이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소형차 ‘아베오’를 12일부터 일본 시장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올 6∼10월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SUV ‘캡티바’ 311대를 일본으로 수출한 바 있고 지난달에는 아베오 1차 수출분 195대를 선적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GM저팬은 2007년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 현재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해 유명세를 얻은 카마로를 판매중에 있다. 여기에 한국GM이 개발한 아베오가 볼륨카로는 쉐보레의 첫 차가 된다.

아베오는 일본에서 ‘소닉(Sonic)’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1.6ℓ급 휘발유 엔진이 적용된 해치백 모델로 현지 판매가격은 국내(자동변속기 기준 1280만∼1559만 원)의 2배 수준인 189만∼198만 엔(약 2721만∼2851만 원)이다.

물론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로 판매되지만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이 다시 일본 시장을 노크한다는데 의미가 깊다. 쉐보레는 일본에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향후 아베오의 판매가 활황세를 보일 경우 경차인 스파크를 비롯해 준중형차급 크루즈와 중형차급인 말리부 역시 가장 가까운 한국 생산분을 수입할 가능성도 높다.


GM내부적으로는 현재로서는 쉐보레의 라인업 가운데 가장 일본 자동차 시장에 적합한 차종이 아베오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철수 1년 전인 지난 2008년 최고의 한류스타인 배용준을 광고모델로 쓰고도 주력 차종인 쏘나타를 연간 20대 수준밖에 판매하지 못하는 등 차마 내놓기 민망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당초 배용준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40대 일본 아줌마 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들의 취향이 소형차 혹은 경차인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 실수였다. 철수 직후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클릭이나 베르나급을 배용준씨가 광고했더라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는 대형버스 등 상용차 사업부만 현지에 남아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일본 시장에 도전했던 한국산 차량들의 성적은 현대차 외에도 참담하다. GM대우는 2004∼2005년 일본 스즈키 브랜드를 달고 ‘라세티’와 ‘마티즈’를 수출했지만 불과 1400여 대를 판매했다. 르노삼성도 2009년 SUV ‘QM5’(수출명 ‘꼴레오스’)를 르노 일본법인을 통해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월 10대가 채 안 됐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기 전 전세계 시장에서 애니콜이 통하지 않았던 유링한 이장이 일본이었고 LG전자 역시 가전의 대표 브랜드인 트롬 세탁기가 3류 취급을 받은 유일한 시장이 일본이다.

브랜드는 미국이지만 한국산 GM차 아베오가 일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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