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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국회 가겠다”…민주당 “올 필요 없다”
뉴스종합| 2011-11-11 11:49
“국익 위해 FTA 꼭 필요”

오늘 오후 방문 설득 예정

민주는 문 걸고 대화 거부


FTA반대 美 베이너 하원의장

이행법안 신속처리와 대조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FTA 비준 협조 요청차 여야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하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일방적 방문’이라며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올 필요 없다”고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국회 의장실에서 오지 않을 손님을 마냥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로 한 달 전, 우리 국회와 마찬가지로 FTA 홍역을 치른 미국 의회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였다.

오하이오 주가 지역구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한ㆍ미 FTA의 절대 반대론자였지만 민주적 표결과 국익을 위해 이행법안의 신속 처리를 이끌어냈다. 베이너 의장은 당시 국빈방문했던 이 대통령에게 “축하한다. 사실은 나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담담히 말했다.

미 의회의 FTA 처리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본 이 대통령은 귀국 후 참모들에게 두고두고 미국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화제로 삼았다고 한다.

개인의 소신과는 무관하게 민주적 절차를 지켜내는 대목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국회를 떠올렸을 것이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루한 대치로 ‘국정 블랙홀’이 돼버린 한ㆍ미 FTA 비준 문제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오늘 국회를 직접 방문키로 한 것도 미국 국빈방문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야당이 ‘지금 오는 게 적절치 않다’는 완곡한 거부 의사가 있다고 어제 보고를 했는데, 대통령은 ‘우리가 국민에게 설명을 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찾아 낮은 자세로 직접 설득해보자. 가서 기다리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지난 2008년 2월 25일 취임식과 그해 7월 11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공식 행사가 아닌 여야 지도부를 만나기 위한 방문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쉽지 않은 발걸음을 국회로 돌린 배경에는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ㆍ미 FTA를 통해 미국에 대한 수출 확대로 활로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확고한 인식이 깔려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야당 지도부를 설득해 달라’는 건의가 나온 것도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오전 현재 야당 대표의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제안도 없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여야 타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회담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무슨 ‘딜’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면서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FTA 비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면 대화와 타협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나”고 반문했다.

양춘병ㆍ양대근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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