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어려울땐…믿을 건 역시 형제뿐!
뉴스종합| 2011-11-14 11:12
현대글로비스 車운반선 2척

현대중공업이 수주

추가 물량확보 가능성 커

계열사 일감부족 해소 일조

“어려울 땐 형제끼리 도와야지.”

‘현대’라는 이름을 쓰는 형제그룹들이 어려울 때 십시일반 도움을 주고 있어 화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발주한 자동차운반선(PCC) 2척을 신규 수주했다. 2012년 이후 늘어날 현대차 해외수송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가 추가로 발주할 PCC선도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이며, 현대중공업은 정 부회장의 삼촌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대주주다. 최근 수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에게 현대차 측이 수천억원 짜리 일감을 도와준 셈이다.

이번에 계약한 PCC선은 1대 당 6500척을 실을 수 있는 대규모 선박으로, 선가만 1억3400만달러(한화 1480억원)에 달한다. 단일 계약 물량으로는 적지 않은 규모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013년 6월까지 PCC 2척을 현대중공업으로 부터 인도받을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가 PCC선을 발주한 것은 현대ㆍ기아차 수송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대ㆍ기아차 해외 수출물량을 과점해 온 유코카캐리어(Eukor Car Carrier)와의 계약기간이 2012년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당초 현대상선과 해외수송 계약을 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2년 현대상선의 완성차 해상운송 부분이 유럽계 해운사인 유코카캐리어에 넘어가면서 계약자가 현대상선에서 유코카캐리어로 바뀌었다. 이때 현대차는 유코카캐리어에 2007년까지 5년간 그룹 수송 물량 100%를 주고, 이후부터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물량을 줄이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2008년부터 현대차그룹 물량을 점차 확대해 오다 현재는 유코카캐리어와 50대 50으로 양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연간 해외 수송물량이 약 220만대임을 감안하면 현대글로비스는 이미 110만대의 해외수송 물량을 확보했고, 2012년 이후에는 추가로 물량 확보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도 자동차 수송이 해운업체와 1대1 매칭으로 계약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이 물량이 다른 해운업체가 아닌 현대글로비스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PCC선을 추가 발주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또 현대글로비스가 장기적으로 PCC선을 추가로 확보해 현대차 물량을 모두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수십대 PCC선을 발주할 여력이 있는데, 이 역시 현대중공업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PCC선은 현대와 대우, 그리고 일본의 일부 조선사가 만들고 있지만 이번 입찰에는 현대가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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