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한 해안가의 소나무 군락이 심한 해안침식현상으로 뿌리까지 모두 드러낸 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
조신하게 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을 흡수해야 할 이 소나무들이 앙상한 몰골을 드러내 보인 채 난무하는 쓰레기와 함께 서로 엉켜있는 모습이 마치 절규라도 하는 듯한 살풍경(殺風景)이다.
소나무의 기개는 간 데 없는 모습이다.
앙상하게 드러난 뿌리를 흙으로 덮어주지는 못할 망정, 발에 걸려 넘어질까봐 그 뿌리 마저 싹둑 잘라내버린 사람들. 마지막 한 갈래의 뿌리로 있는 힘 다해 수십년 살아온 몸을 지탱하려는 소나무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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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해안가 소나무가 흙이 패여나가 뿌리부분이 훤히 드러나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뿌리엔 쓰레기 더미가 휘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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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고 싶은 아랫부분이 다 드러난 채, 외발로 노송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
가리고 싶은 이 굴욕, 그 소나무 바로 1~2m 옆엔 이 가을에도 텐트가 쳐지고 사람들은 야영을 즐긴다. 자동차도 한 자리 차지했다.
방치상태가 지속되면 언제 쓰러질지도 모를 상황. 바다와 구봉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해안가를 형성하고 있는 이 곳의 바다 쪽 소나무들은 모두 똑같은 모습이다. 바로 옆에 건축된 펜션 마저 해안가 쪽 바닥의 모래가 패여 나가고 있다.
누가 이 자연을 범했을까.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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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뿌리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는 듯한 모습을 보인 소나무. 그래도 잎은 아직 푸르디푸르게 버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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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쪽 모든 소나무가 모두 똑같은 신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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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엔 야영객의 텐트가 쳐지고 자동차도 버젓이 침범해 들어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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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여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를 흙으로 덮어주지는 못할 망정, 사람들이 발에 걸려 넘어질까 걱정이 앞섰던지 노출된 뿌리를 모두 잘라버리기까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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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로 지탱하며 매서운 바닷바람을 견디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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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본 소나무 군락. 패이고 할퀴고 잘려나간 그 속내를 알까 모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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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군락지 바로 옆에 지어진 펜션 벽. 이 펜션의 해안가쪽 바닥도 패여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