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구 주민복지과에는 사람 몸통만한 박스 100개가 갑자기 배달되 구청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박스의 내용물들은 10㎏들이 쌀. 총 1t에 달하는 쌀 박스에는 한통의 편지가 같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오래전 사업실패로 중부시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11년이 지난 지금 먹고사는 것은 많이 나아졌다.열심히 일한 댓가로 행복을 누리게 해주신 중구청의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얼마되지 않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중구청에 첫 기부를 하니 좋은 곳에 써 주고 독거노인들의 마음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행복은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욱 열심히 일해서 매년 도움을 손길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중부시장의 독거노인들을 잘 돌봐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자신을 그냥 중부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기부자는 이날 아침 인근 마트에서 쌀을 구입한 후 미리 준비한 편지와 함께 중구청 주민복지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트 판매 직원이 이름을 물었으나 끝내 밝히지 않고 매장을 떠났다고 한다.
남점현 주민복지과장은 “우리 구청에서 그분께 어떤 도움을 드렸는지 현재로서 알 길은 없지만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고마울 따름이다”라며“고된 업무지만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구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 쌀을 중부시장 인근 독거노인들과 생활이 어려운 시장 근로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