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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며 이웃 도우니 마음은 살쪄”
뉴스종합| 2011-11-16 11:25
평소 버리는 음식에 죄책감

몸무게 1㎏ 빠질때마다

저소득층 아이에 쌀 기부

현재 8㎏ 감량 성공 보람

다이어트와 기부에는 공통점이 있다. 마음 먹기는 쉬워도 정작 실천에 옮기기는 어렵다는 것. 또한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일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은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마상희(29ㆍ여)씨가 대표적인 경우.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면서 감량하는 체중만큼 불우 이웃에게 쌀을 전달하는 기부도 실천하고 있다. 벌써 4개월째다. 체중은 8㎏이나 줄었지만 마음은 되레 풍성해지고 있다는 게 그녀의 이야기다.

지난 8월, 상희 씨는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365mc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수차례 다이어트에 도전했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등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혼자 힘으로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상희 씨는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됐다. 체중을 1㎏ 감량할 때마다 병원에서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하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다.

상희 씨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사량을 줄이다 보니 식당에 가서도 음식을 반만 먹고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먹을 것이 없어 고통받을 텐데’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며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체중 감량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참여했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을 당시 94.8㎏이었던 상희 씨는 현재 85~86㎏까지 감량에 성공했다. 다이어트를 한 만큼 더 많은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큰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상희 씨는 “부모님도 ‘너는 예뻐지고 누군가는 배부를 수 있으니 보람된 일’이라며 격려해 주신다”며 “한 달에 많이 빠져봐야 2~3㎏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한 끼 걱정을 덜 수 있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다이어트 기부를 할 생각”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다이어트 기부 이 외에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 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방식의 기부가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만관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 ‘놀러와(cafe.naver.com/nolrua)’는 성형외과와 제휴를 통해 올해 말까지 1회당 2100원을 기부하면 비만관리를 2회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기부금은 장애아동 보호단체로 보내진다. 기부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2030대 여성들이나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비만관리도 받고 장애아동도 돕는 ‘일석이조’ 기부가 가능한 셈이다.

머리카락 기부도 있다. 사단법인 국제두피모발협회(IST)는 소아암 환자를 돕는 일명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길이 25㎝ 이상의 머리카락 30가닥 이상을 모아 협회로 보내면 가발로 제조해 소아암 재단에 기부되는 방식이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고객에게 동의를 구해 머리카락을 기부하기도 하고 집에서 무의식 중에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서 기부할 수도 있다.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비케이안 소장은 “초기에는 간단한 이벤트나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러한 기부 프로그램은 대중이 자연스럽게 기부를 시작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기부 단체들은 이런 분들이 여기서 시작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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