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길거리 대표 주전부리인 군밤과 군고구마 먹기가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여름 집중호우로 생산량이 줄어 밤값은 작년 이맘때보다 2배, 고구마 가격도 4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1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의 최근 1주일 평균 고구마 경락가격은 상자(10㎏)당 1만9593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7% 상승했으며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도 작년보다 각각 47.3%, 42.6% 올랐다. 소매가격도 당연히 뛰어 주요 대형마트에서 고구마는 100g당 580원으로 작년보다 45.7%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밤 값은 더하다. 가락시장 경락가격은 상(上)품 기준 40㎏당 15만5000원으로 작년 이맘때 9만5000원은 물론이고 한 달 전의 14만원보다도 비싸졌다.
일선 대형마트도 마찬가지. 이마트에서 생밤은 800g에 5980원으로 작년 2380원의 2.5배 수준이며 롯데마트에서도 작년 3600원보다 80.6% 급등한 6500원이다.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여름의 날씨 때문이다. 올 여름 호우가 이어지면서 공급량이 줄고 맛이 예년만 못하다.
고구마는 생장기인 여름의 일조량과 땅속 수분이 수확량을 결정짓는데, 올여름 집중 호우로 일조량이 부족하고 땅속 습도도 높아 고구마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거나 수확 전에 썩어버렸다.
밤 역시 10~11월 중생종과 만생종이 시장에 나오는 시기이나 올해는 집중 호우로 속이 잘 여물지 않거나 크기가 작아 상품화 가능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고구마와 밤 모두 일년에 한철 수확해 저장해두고 시장상황에 맞게 출하하는 저장성 농산물이라 본격적인 소비철인 겨울에도 공급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마트 과일팀 정진혁 상품기획자(MD)는 “올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내년 햇밤이 나오는 8월까지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