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등 수출둔화 눈길
투자심리 악영향 우려
프랑스 강등 소문에도 출렁
세계 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키우고 있는 유럽 재정 리스크가 동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문 하나만으로도 출렁였던 국내 증시의 현주소를 감안한다면, 유럽 재정 리스크가 동유럽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동유럽 리스크 하나만으로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동유럽권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유럽 은행권의 리스크 심화 등을 연속선상에서 본다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동유럽 국가 중 가장 우려되는 나라는 헝가리이다. 경기모멘텀에 대한 신뢰 약화는 재정 및 부채 여건의 재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70% 이상이 유럽 역내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헝가리의 경우 유럽 재정 리스크 지속은 수출 둔화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헝가리의 국채수익률과 더불어 CDS(신용부도스와프) 스프레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미 전고점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서유럽 국가들 중심의 유럽 재정 리스크가 점차 동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이제는 동유럽 국가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헝가리 통화인 프린트화의 가파른 약세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통화절하를 통한 수출 개선 효과보다 부채부담 확대라는 부정적 효과를 더 키우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헝가리의 대외부채는 GDP(국내 총생산)의 7배에 육박하고 있어 통화절하로 인해 부채부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12월 헝가리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통해 긴축정책에 대한 신뢰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통화절하 방어를 위한 정책이 환율 급등 추세 진정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주목할 변수이다”고 설명했다.
헝가리와 함께 폴란드와 체코도 부담스럽다. 헝가리보다 높은 적자 구조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채수준도 추가 악화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헝가리와 마찬가지로 수출의 70% 이상을 유럽 역내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경기둔화는 재정 리스크 악화로 이어질 수 뿐이 없다.
박 연구원은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에 익스포저가 높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중심국가 은행들 경기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