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2012 회사채 시장 양극화 더 심해…A등급도 '찬밥', 기업 자금조달 환경 최악
뉴스종합| 2011-11-18 09:52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지면서 회사채 시장 마저 빈익빈 부익부의 나락으로 빠져 들고 있다.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발행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 A 기업조차 찬밥이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회사채 시장은 이같은 양극화가 절정에 달하며 자금조달에 목말라 하는 기업들이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 10월말 기준으로 A등급의 회사채 순발행 비중은 22.1%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30.3%에 비해 8.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AAA등급은 15.1%에서 27.9%로 오히려 늘었다. 게다가 올 회사채 발행총액이 61조2979억원(11월 15일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A등급의 회사채가 얼마나 발행이 어려웠는 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내년에는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럽발 국채 위기에 불안한 내년 경기전망으로 기관 등 투자자들이 위험이 큰 회사채에서는 아예 손을 빼고 있다.

이경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등급의 회사채는 발행도 쉽고 물량 소화도 잘되는데 반해, A등급 이하는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기에 대한 우려로 기관들마저 A등급의 회사채를 포트폴리오에서 빼려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사채 발행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듯 보인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금리가 낮다 보니 그동안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던 초우량기업들마저 시장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는 점도 양극화 현상에 쐐기를 박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에 시큰둥하던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마저 전략을 수정해 회사채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최근 5000억원을 회사채로 충당한 데 이어 내년에도 조 단위의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신용평가 제도 및 회사채 인수제고 개선 등으로 인해 우량 회사채 내에서도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등급 인플레를 방지하고 등급 적정성 제고를 위해 신용평가사 지정제와 같은 조치가 내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일부 우량 기업들의 등급 재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경쟁력 제고 여부에 따라 기업별로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량 회사채의 경우에는 기관들이 서로 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도가 낮거나 리스크가 있는 회사채의 경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랭킹뉴스